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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 낙하산 보은인사 "준비해야지 뭐"…은행장·지주회장 등 줄줄이 물갈이 예고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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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20 22:28:41

    ▲올해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임기가 종료되는 금융지주사 회장 및 은행장.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 각 행 제공

    내년 초까지 주요 시중은행과 금융지주 수장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총선 전 개각 이슈가 맞물려 보은성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20일 CEO스코어데일리에 따르면 오는 9월 심성훈 케이뱅크 사장의 임기 종료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KB국민·IBK기업·NH농협은행장 등의 임기가 끝난다. 이어 내년 3∼4월에는 신한금융지주를 비롯해 우리금융·BNK금융·NH농협금융 지주 회장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정부와 당국의 개입가능성이 큰 기업은행과 농협금융·은행 등의 경우 낙하산 인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오는 11월 20일 임기가 끝난다. 허 행장은 임기가 2년으로 정관상 행장 임기인 3년에 비하면 짧은 편이다. 임기 중 은행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점에서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는 점 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오는 12월 27일 임기가 끝나는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업은행장은 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통상 정권이 교체되면 행장이 바뀔 가능성이 그만큼 큰 것이다. 실제 관가에서는 최근 퇴직한 금융당국 고위 관료가 낙점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끝난다. 이 행장의 경영능력은 이미 입증됐다. 올 1분기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3662억 원이다. 이는 2012년 농협의 신경분리(신용·경제사업분리) 후 역대 최대 순익이다. 변수는 내년 4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점과 정부의 인사개입 가능성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이나 기업은행 CEO인사는 특히 정부의 입김이 세기로 유명하다”며 “문재인 정부의 집권 중반기를 맞아 금융개혁 등을 위해 친정부 인사를 은행권에 내려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 3월에는 금융지주사 수장들의 물갈이도 예상된다.

    우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밝다.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으로 리딩 금융을 탈환한 것은 조 회장의 최대 실적이다. 조 회장은 취임 후 그룹을 매트릭스 체제로 개편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이고 있다. 실제 그룹·글로벌 투자금융(GIB) 부문과 고유자산운용(GMS) 부문 등이 글로벌 대체투자 영역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수익성 제고의 엔진역할을 하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일흔을 넘긴 나이가 부담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고문 출신인 김 회장의 경우 취임때부터 ‘낙하산’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현정부의 정치적 기반인 PK(부산·경남)란 점을 고려할 때 총선과 개각 과정에서 보은성 친정부 인사가 발탁될 것이란 이야기가 정가에서 흘러나온다.

    우리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회장직은 내년 3월, 행장직은 내년 12월 임기가 각각 종료된다. 우리금융의 지주사 전환 성공과 시중은행 3위 탈환 등의 호실적과 노조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주창하면서 금융혁신을 이끌 적임자를 전면에 세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은행권이 그간 채용비리, 이자장사 등 이미지가 안 좋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하반기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충격요법을 쓸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낙하산 인사라는 무리수를 써서라도 친정부 인사들을 주요 은행권에 포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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