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25 03:49:26
전남약사회, "연간 200억대 광고비 소비자에 전가말라"
하반기 코스피 상장 앞두고 체계 변화
일감 몰아주기 논란 광고대행사 변경
회계기준 전환 후 높아진 부채비율 낮추기도
명인제약이 최근 자사 잇몸질환 보조치료제 ‘이가탄’의 가격인상과 광고대행사 변경 등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포장이 새롭게 변경된 이가탄 제품을 17.4% 인상된 가격으로 이달 중순부터 공급하고 있다.
일부 지역 약사회에서 소비자 부담 상승을 우려해 이가탄 가격 인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명인제약은 “10여년 간 가격을 올리지 않은데다, 원가 상승 등이 겹쳐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라남도약사회는 최근 "지난 5월 1일자로 단행된 이가탄의 가격 인상폭은 기존 거래가 대비 약 30%를 상회한다"며 "급작스런 출하가의 대폭 인상에 대한 판매처의 완충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역시 대폭 인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또 "이가탄의 주요 소비 대상은 여러 이유로 치과치료를 주저하는 노년 저소득층이이다"며 "그렇지 않아도 노화로 인해 의료비나 약값으로 많은 경제적 부담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주요 소비 의약품의 가격 상승은 이분들께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남약사회는 "이가탄은 같은 성분과 같은 함량으로 구성된 타사 제품들에 비해 두 세 배가 넘는 높은 출하가를 고집해 왔으데 이는 이가탄의 어마어마한 광고비 외에 달리 찾기 어렵다"며 한 해 약 200억 원이 넘는다는 이가탄의 광고비를,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전남약사회는 명인제약측에 지나친 약가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25일 스포츠서울 분석에 따르면, 이가탄 공급가가 10년 만에 오르는 현 시점은 명인제약이 ‘코스피 상장’이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명인제약으로서는 1988년 설립된 지 31년여만의 일이다. 명인제약은 지난 4월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2018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결과 적정의견을 받았다”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스닥 상장 준비와 겹쳐 드러나고 있는 변화는 이 뿐만이 아니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1월 1일부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채택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전환일은 2017년 1월 1일이다.
이에 따라 명인제약 재무제표 각 항목 수치가 다소 변동됐는데, 특히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기존 재무제표에서 2016년과 2017년 부채비율은 각각 20.8%와 15.9%였으나, 전환된 재무제표에서는 각각 25.9%와 20.2%로 치솟았다.
이에 명인제약은 전환된 회계기준에 맞춰 지난해 부채비율을 15.6%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간 명인제약은 2017년도 기존 재무제표처럼 부채비율을 15% 내외로 유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갖췄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받아온 바 있다.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명인제약은 지난 4월초 2018년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기 이전인 3월말에 2016년도와 2017년도 감사보고서를 기재정정해 공시하기도 했다.
또 명인제약은 그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받아왔던 광고대행사에 대해서도 코스닥 상장 발표 직전에 변화를 꾀했다. 기존까지 방송·지면광고 업무는 메디커뮤니케이션이 대행해왔으나, 메디커뮤니케이션 지분 100%를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의 두 딸이 갖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었다.
현행법상 특수관계법인에게 일감 몰아주는 것은 ‘변칙적인 재산 이전’ 형태로 여겨져 규제되고 있지만, 이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에만 해당돼 명인제약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명인제약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판매관리비 중 광고선전비 비율이 45~50% 수준에 달할 만큼, 광고·선전 투자비중이 크다. 이 회장은 업계에서 광고 달인으로도 유명하다. 시선을 잡아 끄는 이가탄과 변비개선제 ‘메이킨’ 광고는 그 예다.
이에 명인제약 광고선전비 중 2017년 253억원, 지난해 273억원이 메디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집행됐다. 명인제약 광고를 둘러싼 특수관계 거래가 꾸준히 조명되는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명인제약은 지난 4월 1일부로 광고대행사 명애드컴에 광고물 제작 등 모든 광고업무 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그러나 명애드컴도 명인제약이 100% 출자한 업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인다. 사실상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는 비켜갔다고 해도 재산 증식·증여 과정에서의 세금 회피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게 됐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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