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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사우디 왕세자, '5조 투자' 에쓰오일 공장 준공 '축하'...신라호텔에서 왜?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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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26 18:42:36

    ▲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26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복합 석유화학시설 준공기념식에서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 준공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참석했다. 지난해 6월 건설하고 같은 해 11월 상업가동에 들어간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이지만, 준공식은 1년 늦게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에쓰오일은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맞춰 2024년까지 7조원을 추가 투자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측이 신라호텔을 빌려 거대한 준공식을 마련한 이유도 사우디 왕세자의 추가투자를 기대해서다.

    에쓰오일은 26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이번 준공식에는 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롯한 500여명이 모여 한국과 사우디 간 경제협력 성공 모델 중 하나인 에쓰오일의 시설 준공을 함께 축하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전력공사 김종갑 사장, 코트라 권평오 사장, 한국석유공사 양수영 사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장, 김기태 GS칼텍스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도 칼리드 압둘아지즈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사우디아람코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 무함마드 알 트와이즈리 경제기획부 장관, 리아드 알 무바라키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등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가 미리 준비된 버튼을 눌러 기업 활동을 담은 홀로그램 영상을 시청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환영사를 맡은 에쓰오일 이사회 김철수 의장은 "43년 전 작은 정유사로 출발한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하류 부문에 본격 진입하는 혁신적 전환을 이루게 됐다"며 "프로젝트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정부와 울산시, 대주주 아람코, 협력업체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축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금번에 준공된 석유 시설을 비롯해 석유화학 분야에 대규모 후속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은 투자 협력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성 장관은 "16세기 한국의 개혁자였던 조광조는 '얻기 어려운 것은 시기요, 놓치기 쉬운 것은 기회'라는 말을 남겼다"며 "양국이 동반자로서 개혁의 길을 함께 걸어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레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이 자리를 빌려 문 대통령님께 전 세계 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대체하는 데 있어 한국은 항상 사우디와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를 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는 "한국에서 건설한 수십 대의 선적과 유조선이 수십억 배럴의 사우디 원유를 사우디 항구에서 한국으로, 세계로 실어 나르는 것이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는 "오늘 준공기념식은 큰 의미를 갖는다. 4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한국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고, 한국 국민의 재능은 끊임없는 영감을 준다. 에쓰오일은 정유 분야 파트너십의 훌륭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에쓰오일은 이번 투자를 통해 수출 증대 연간 15억달러(약 1조7천억원), 직접고용 500여명 등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진 5조원을 투자한 이번 시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에쓰오일의 단독 대주주가 된 이후 국내에서 진행한 첫번째 대규모 투자다.

    아람코에서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저부가가치 제품을 석유화학제품인 폴리프로필렌을 연간 40만5천t, 산화프로필렌을 연간 30만t 생산한다.

    구체적으로는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이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인 잔사유를 재처리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을 뽑아내는 설비이고, 올레핀 하류시설(ODC)은 프로필렌을 투입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잔사유 분해시설은 최첨단 공정 기술을 적용해 프로필렌 수율을 25%까지 높였고, 원유보다 싼 고유황 잔사유를 사용해 원가 경쟁력 면에서도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쓰오일 사업 중 석유화학의 비중이 지난해 8%에서 13%로 확대됐다"면서 "올레핀 제품이 이전보다 4배 이상 늘어 37%를 차지해 파라자일렌(46%), 벤젠(17%)과 함께 석유화학 사업 또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에쓰오일은 전날 아람코와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SC&D)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C&D는 2024년까지 총 7조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로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t 규모의 에틸렌 및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구성된다.

    이번 협약에 따라 아람코는 스팀크래커 운영 경험,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정 및 제품 연구개발(R&D) 전문지식과 판매 역량을 바탕으로 에쓰오일을 지원하게 된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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