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26 21:53:04
청와대 오찬 이어 일부 총수는 호텔서 '1대 1 미팅'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26일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와 예정에 없던 '합동 간담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이날 오후 늦게 삼성그룹 영빈관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나 티타임을 겸한 환담 시간을 가졌다.
청와대 만찬을 마친 뒤 경호 차량을 이용해 승지원으로 이동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들 그룹 총수와 최근 글로벌 경제 현안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투자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동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전 2030'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이 오고갔다.
비전 2030은 석유 중심인 사우디의 국가 구조를 신산업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 신산업이 5G, AI, 화학, 수소에너지 등 모두 우리 기업이 잘 하는 분야다.
사우디가 우리나라를 비전 2030 이행을 위한 전력적 협력국가로 선정한 이유다.
우리나라가 1970년대 사우디에서 건설 붐을 일으켰던 것처럼, 제2의 중동 붐이 일어나게 될 지 기대되고 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4대 그룹 총수들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초청 오찬에도 참석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인사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참석 일정 때문에 오찬에는 참석하지 못했으나 오후에 귀국해 승지원 간담회에는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총수 가운데 일부는 시내 한 호텔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1대 1 미팅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번 방한 기간에 한국 재계 인사들과의 소통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승지원은 삼성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살던 집을 개조한 곳으로, 선대 회장의 '뜻을 잇는다'는 의미로 이름이 붙여졌다. 이건희 회장은 이곳을 집무실로 주로 이용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먼저 승지원 간담회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경호 문제도 있고, 과거 승지원이 해외 귀빈들을 모시는 영빈관으로 사용됐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방한기간 삼성전자 공장 방문도 한때 검토했으나 일정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면서 "재계 유력 인사들과의 만남을 계속 요청했다는 후문"이라고 전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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