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7-04 03:28:34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리더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설문조사에서 한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저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공학한림원은 3일 회원 261명을 대상으로 `한국 산업의 구조전환`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회원의 80.8%가 `향후 한국 경제는 장기·구조적 저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은 "우리 경제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인식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더 늦기 전에 산업별로 구조 전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학한림원 261명의 회원이 참여한 1차 설문조사는 한국 경제 현황 진단과 원인에 대해 진행됐으며, 이 중 참여의사를 밝힌 8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2차 설문은 보다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 마련을 위한 심층조사로 이어졌다.
1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8%가 `향후 한국 경제가 장기·구조적 저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L자형 장기 침체 지속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중기 침체 후 V자형 회복에 대한 기대는 16.1%에 그쳤다. 이 같은 장기·구조적 저성장세 지속 전망의 원인으로 대내적으로는 `노동시장 경직·투자 및 고용 부진`(51%)이 가장 높았으며,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부상 등 글로벌 기술 격차 감소와 기업경쟁력 약화`(74.3%)가 압도적이었다. 향후 한국의 장기·구조적 저성장세 탈피를 위해 가장 시급히 중점 추진돼야 할 정책과제로는 `주력 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 육성`(49.8%)과 `고용·노동시장 개혁`(36.8%)이 꼽혔다. 양극화 및 사회 갈등 해소라는 응답은 5.0%에 그쳐 응답자 대부분은 산업구조 고도화 및 세대 교체를 노동 개혁과 병행해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 또는 위기가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응답자인 98.1%(매우 공감 59.0%, 대체로 공감 39.1%)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주력 산업의 구조개편 미흡과 신성장산업 진출 미흡`(56.7%), `정부의 산업구조 전환 여건조성 및 정책대응 미흡`(55.6%), `기존 법제도 및 규제의 신산업 진출 방해`(36.4%), `핵심 원천기술 확보 부족`(26.4%) 등과 같은 대내 요인들과 함께 `중국의 급부상 및 주력·신산업 추월`(19.5%),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주의 확대`(3.1%) 등의 대외 요인이 꼽혔다.
공학한림원은 "이는 향후 한국 제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통제할 수 없는 대외여건의 호전을 기다릴 게 아니라 주력산업의 구조 고도화 및 신성장산업 창출을 위한 산업구조 전환 여건 조성과 규제개혁, 기술개발 등 대내 정책적인 대응력을 제고하는 게 무엇보다 절실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통 주력 제조업이 경쟁력을 얼마나 유지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0.5%가 5년 이내라고 답했다. 첨단기술 기반 신산업이 미래 우리의 주력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기간으로는 63.2%가 5년 초과 10년 이내라고 밝혔다. 즉 향후 5년 안에 산업구조를 개편하지 못하면 10년 후를 장담할 수 없는 심각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학한림원은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제조업을 3개의 전략산업군(지속성장 산업군, 구조개편 산업군, 신성장 산업군)과 이들 산업군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공통의 `융복합 기반기술` 그룹으로 나눠 각각에 맞는 차별적인 구조전환 방향과 과제 등을 도출한 연구결과를 9일 열리는 산업미래전략포럼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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