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는 자문 의사 상대 소송... DB손보는 소송 이용해 걸고넘어지고” '막장'

조창용

입력 : 2019-07-15 22:40:18

[베타뉴스 조창용 기자] 15일 KBS는 3년여 전 환자의 뇌 손상이 '교통사고 때문'이란 진단서를 발급한 영남대 의대 장성호 교수가 최근 이 진단서 때문에 메리츠 화재로부터 소송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KBS 취재에 따르면, 해당 보험사인 메리츠화재는 진단서를 근거로 보험금 6천만 원을 지급했는데, 그 진단을 믿을 수 없으니 일부를 돌려달라는 거였다. 10건이 넘는 보험사 소송에 자문을 해 온 장 교수가 직접 소송을 당한 건 처음이었다.

장성호 영남대병원 교수는 "저하고 그 환자를 같이 소송을 건 거죠. 너무 황당무계했죠."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메리츠가 소송을 걸자 다른 보험사는 이 소송을 자신들의 재판에 이용한다.

DB 손해보험은 장 교수의 자문을 믿을 수 없다는 근거로 '메리츠와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었다.

DB 손해보험 관계자는 "특정 의사분이 유일하게 이렇게 하고 계셔서 다른 보험사들도 똑같이 심각하게 좀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걸 이제 저희가 캐치를 한 거죠."라고 소송을 거론했다.

메리츠는 뇌 신경의 미세한 손상을 찾아내는 장 교수의 검사법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에 의사에게까지 소송을 걸었다고 주장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진단을 조금 객관적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별개의 소송을 진행하게 된 거고요."라고 경위를 해명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진단의 객관성은 환자와의 소송에서 가려야 할 문제인데도 자문 의사를 걸고넘어진 건 입막음용 소송이라고 비판한다.

신현호 KBS 자문변호사(의료 소송 전문 )은 "의사 입장에서는 사실은 감정비 몇 푼 받고 민사 소송이나 당한다면 누가 감정을 해주겠어요. 이거는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입니다."라고 명백한 자문 의사의 권한을 보험사가 침해했다고 판정했다.

이 압박용 소송에 장 교수는 2년 넘게 시달려야 했다.

장성호 영남대병원 교수는 "그쪽에서는 법무 법인이 4개가 들어오고요. 변호사만 수십 명이 변호인단이 되고 소송을 해보니까 와 개인이 힘들더라고요." 라고 직접 보험사로부터 소송을 당해보니 힘들다고 했다.

메리츠는 소송 도중 장 교수의 이름을 뺐고 대법원은 최근 DB 손해보험과의 소송에서 장 교수의 판단이 맞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