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7-19 06:56:33
[베타뉴스 조창용 기자] 이웅열(63)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1심에서 3억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상속받은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후 첫 재판 판결이다. 여론은 검찰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구형한 사건을 재판부가 벌금형으로 마무리해 재벌 봐주기 아니냐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김성훈 부장판사는 18일 열린 이 전 회장의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공소사실 자체는 모두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김 판사는 "주식 현황을 보고할 의무와 공정거래법 및 금융실명제 위반 등이 문제가 됐는데 이 제도들은 자본 시장과 금융 시장이 투명하고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돕는 제도들"이라며 "각 제도를 위반했으니 적절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각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처벌 전력이 전혀 없다"며 "주식 등의 대량보유 보고 의무 제도는 기존 경영진의 방어권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데 피고인이 기존 경영진에 속해 있고, 피고인의 범행으로 기업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것이 왜곡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 전 회장은 부친인 고(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자녀들에게 차명으로 남긴 코오롱생명과학 주식 34만주를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신고하지 않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기소됐다.
또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2015∼2016년 차명주식 4만주를 차명 거래(금융실명법 위반)하고, 이 과정에서 주식 소유상황 변동을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2016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 때 차명주식을 본인 보유분에 포함하지 않고 거짓으로 자료를 제출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있다.
이 전 회장은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남은 인생 동안 다시 한번 사회에 이바지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그가 자백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천만원을 구형했다.
23년간 코오롱그룹을 이끈 이 전 회장은 코오롱그룹 창업주 이원만 회장의 손자이자 이동찬 명예회장의 아들로, 지난해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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