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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 담당할 것"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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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8-20 17:06:04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탄소섬유가 플라스틱 저장용기를 감아서 성형하는 수소저장용기 제작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맨 왼쪽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오른쪽 두번째는 조현상 효성 총괄 사장 © 연합뉴스

    文대통령 '미래 먹거리' 꼽은 탄소섬유···효성, 1조원 투자 결정

    [베타뉴스 조창용 기자] 효성 그룹이 2028년까지 탄소섬유에 1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 기지를 만든다. 현재 연 생산량 2000t 규모(1개 라인)인 공장을 2028년까지 12배 더 키워 연산 2만4000t(10개 라인)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효성은 투자 완료시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섬유 설비를 보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이 2000년대 초 탄소섬유 독자 개발에 착수해 현재까지 약 3200억 원을 투자한 점을 고려하면 1조원은 효성 내 역대 최대 규모 투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전라북도 전주에 위치한 효성 공장을 방문해 “탄소섬유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은 이날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면서 "후방 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데다 정부가 '수소경제'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또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이 가능한 이유는 소재부터 생산공정까지 독자 개발을 통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또다른 소재 사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성은 지난 2011년 일본ㆍ미국ㆍ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탄소섬유를 개발해 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탄소섬유는 자동차용 내외장재와 건축용 보강재, 항공기 등 첨단기술 산업, 스포츠ㆍ레저 등 소비재까지 철이 들어간 모든 제품과 산업에서 철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소재로 꼽힌다. 원료인 탄소는 석유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탄소섬유로 개발하면 부가가치가 탄소의 수백 배로 뛴다.

    소재 기술 강국인 일본은 탄소섬유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일본 도레이첨단소재가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ㆍ우주ㆍ방위산업에 쓰이는 소재라 전략물자로서 기술이전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효성은 지난 2011년 전라북도ㆍ전주시ㆍ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과 협업해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을 개발했다.

    현 정부가 미래 성장 전략으로 꼽은 ‘수소경제’도 탄소섬유와 밀접하다. 정부는 올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경제적ㆍ산업적으로 전ㆍ후방 파급효과가 큰 수소를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수소를 원료로 하는 수소차를 지난해 1800대 수준에서 2022년까지 약 8만1000대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내놨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에너지원인 수소를 안전하게 연료탱크에 저장해 수송하고 이용하는 데 필수적인 소재다. 플라스틱 재질인 수소연료탱크가 일반 공기보다 수백배 높은 고압을 견디려면 탄소섬유로 탱크 겉면을 감싸야 하기 때문이다. 2030년까지 수소연료탱크용 탄소섬유 시장은 현재보다 12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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