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8-27 15:12:35
법무부 모르게 압수수색…"증거인멸 차단 의도"?
[베타뉴스 조창용 기자]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데 대해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인 가운데 법무부에 사전 보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내규에는 이와 같은 중대 사건은 사전에 보고하도록 나와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 집행 전까지 강제수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을 두고 조 후보자에 대한 수사가 고강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치권에 보란듯이 조국 후보를 수사하는 모습을 내보여 신뢰를 얻을 기회를 차지하는 동시에 향후 대선정국에서도 검찰의 힘을 발휘, 내부 결속을 노렸다는 해석도 내놓고있다.
하지만 이는 정치검찰을 자처하는 꼴이어서 오히려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7일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날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고려대, 조 후보자의 일가가 운영한 사학법인 웅동학원 등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을 집행하기 전까지 법무부에 알리지 않았다. 법무부령으로 정해진 검찰사무보고규칙에는 “피의자 또는 피해자의 신분·범행 방법·범행 결과가 특이 또는 중대하거나 언론매체에 크게 보도돼 국민 관심을 집중시킬 만한 사건은 보고를 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법무부 근무 경험이 많은 전 검찰 고위 간부는 “중요 사건은 법무부에 보고하고 법무부 장관이 이를 청와대에 보고하게 돼 있다”며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증거인멸 등을 하지 못하도록 보안을 철저히 하고 수사 진행하려고 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했다. 압수수색 사실이 법무부에 미리 알려질 경우 조 후보자가 청와대 관계자나 법무부 소속인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일찌감치 압수수색을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
윤 총장은 조 후보자 관련 사건의 수사지휘 부서도 전격 교체했다. 조 후보자 관련 11건의 사건이 모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된 바 있다. 대검 수사지휘부서 역시 형사부가 담당했지만 윤 총장은 이를 반부패강력부가 맡도록 하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이번 사건을 수사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조 후보자 관련 사건을 단순히 고소고발에 의한 명예훼손이나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아닌, 정치 권력의 부패 범죄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검사장으로, 윤 총장이 사실상 이번 수사를 진두지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결국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흐지부지되지 않겠느냐는 세간의 우려가 불거지는 것에 대해 윤 총장이 의지를 보인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을 과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원칙에 따라 수사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준 것이란 해석이다.
대검 관계자는 "조 후보자 사건의 수사부서 재배당과 압수수색의 자세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데 대해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청문회의 정상적 진행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압수수색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면서 청문 과정에서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있다면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언급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법무부 장관 자리에 오르겠다는 사람이 정작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 수사를 받고 있다면서 말 그대로 초유의 사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있을 수 없는 사태를 빨리 종결해야 한다면서 조국 후보자는 즉시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충실히 검찰 수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너무 오래 망설인 것 같다면서 혹여라도 들끓는 민심에 대한 여론 무마용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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