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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국민카드 등 설계사들 실적 위해 '리볼빙서비스' 가입 경쟁... 신용불량자 양산 '우려'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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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8-31 14: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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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타뉴스 조창용 기자] 신용카드사들의 '리볼빙 서비스'란 연체를 상습적으로 하는 카드 소비자에겐 필요한 서비스일 수 있지만, 은행 잔고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진 카드 소비자에겐 불필요한 서비스다. 이로인해 자칫 신용불량자를 양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삼성 국민카드 등 국내 카드사들은 리볼빙이 카드대금 연체로 신용등급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리볼빙 금리가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자칫 연체의 악순환에 빠져 오히려 신용등급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31일 조선비즈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모인 복수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카드를 발급했더니 리볼빙 서비스에 자동으로 가입됐는데, 이 서비스가 뭔지 모르겠다는 문의가 여전히 올라오고 있다. 일부 카드설계사는 카드를 발급하면서 임의로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설명을 모호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나중에 갚을 수 있는 리볼빙 서비스에 대한 불완전 판매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리볼빙 서비스가 카드 대금의 50%로 설정된 경우 결제액이 100만원이고 은행 잔고가 80만원이라면 50만원만 이 달에 결제되고 나머지 50만원은 다음 달에 결제된다.

    다음달로 넘어가는 결제대금에는 고율의 수수료가 붙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겸업은행을 비롯한 신용카드사의 일시불 리볼빙 서비스 수수료율은 연 5.4~23.9%였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평균 3%대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설계사들은 "카드 대금을 연체해도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는 서비스도 무료로 넣어드리겠다"고 하거나 "교통카드 기능처럼 넣어도, 안 넣어도 되는 기능이지만 혹시나 연체했을 때 신용등급 하락을 막는 만큼 가입하는 편이 좋다"는 식으로 리볼빙 서비스를 설명한다. 한 카드 설계사는 "발급자가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하면 한 달만 가입했다가 해지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카드설계사는 "리볼빙 서비스도 함께 가입시켜야 그만큼 수당 포인트가 높아진다. 올해 초에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고 카드사 수익이 줄면서 카드사들이 리볼빙 마케팅을 더 독려하고 있다"며 "카드를 발급할 땐 리볼빙 서비스를 꼭 포함시키고 있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리볼빙 서비스의 불완전 판매에 대해서는 1~2년 전에 카드사 전수조사를 통해 시정지시를 내린 적이 있고 그 이후로는 카드사가 알아서 절차에 맞춰 잘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미진한 부분이 있는지 꾸준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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