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05 02:13:55
환경부 "표기 개선 필요"
국내 생수업계가 농심 백산수의 수원지 '백두산(중국)' 표기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원지를 동읍면 단위까지 표기하는 국내 생산 생수와 달리 백산수는 '백두산(중국)'이라는 문구만 전면에 적혀있기 때문이다.
제주 삼다수는 '제주특별자지도 제주시 조천읍', 롯데 아이시스는 '충북 청주 미원면'이라는 문구가 각각 제품명 하단에 기입돼 있다. 삼다수, 아이시스와 함께 생수 업계 '빅3' 중 한 곳인 농심 백산수 전면에는 수원지의 상세주소 대신 '백두산(중국)'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논란을 빚는 백산수가 다른 국내 생산 생수와 달리 이처럼 표기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수원지가 국내가 아닌 중국이라는 외국이기 때문. 외국 수원지는 지명을 구체적으로 표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5일 수원지 표기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먹는샘물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먹는샘물법)'에 따르면 제조업체는 생수 용기 또는 포장에 품목명, 제품명, 수원지, 업소명, 유통기한, 내용량, 영업허가번호 등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최근 중국에 대한 소비자들의 안 좋은 시각을 우려한 탓인지, 실제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수 중 수원지가 중국인 것은 백산수와 롯데칠성음료의 '백두산 하늘샘'이 전부다. 백두산 하늘샘은 다른 수입 생수와 마찬가지로 수원지 국가명을 앞으로 빼 '중국(백두산)'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국가명을 앞에 표기하고 있지만 장백산 대신 백두산으로 표기, 백두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업계 복수 관계자들은 농심 백산수의 이런 표기가 '메이드 인 차이나'를 상쇄하기 위한 전략이자 꼼수라고 보고 있다. '중국물'이라는 사실이 덜 부각되도록 백두산이라는 문구를 앞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생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수원지를 감추기 위한 농심의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를 현혹시키기 위한 꼼수에 가깝다. (백산수가) 이제는 시장에 안착했으니 백두산(중국)이 아닌 중국(장백산)으로 바꿔 정확하게 표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농심 백산수가 중국물을 수원지로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인데 백두산 물로 포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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