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07 06:36:36
"매출 1조원이 넘는 대기업이 가족 경영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데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까지 있어 잠재적인 내부 불안요소가 크다"
아워홈 남매간 법적분쟁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배구조도 불안정한데 경영권 분쟁까지 있어 내부 불안을 증폭시키고있다고 보고있다. 분쟁탓에 운영중단 위기를 맞은 관계회사 수천명의 종업원들이 실직 불안에 떨고있기 때문이다.
7일 조선비즈와 업계에 따르면, 남매 간 법적 분쟁은 아워홈이 지난 8월 캘리스코 측에 10월 12일부로 식자재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캘리스코는 법원에 아워홈의 식자재 공급 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
구 부회장의 막내동생 구지은씨가 대표로 있는 캘리스코는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과 멕시칸 패스트푸드 ‘타코벨’을 운영하는 업체다. 가처분이 기각되면 사보텐과 타코벨의 운영 중단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식자재 공급 뿐만 아니라 두 회사가 고도화된 IT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어 전산을 비롯한 회계시스템도 마비되기 때문이다.
이번 분쟁은 아워홈 남매 간 불화에서 비롯됐다. 구본성 부회장과 구지은 대표의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 대표가 2017년 3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아워홈의 임시주총을 신청했을 때도 남매 간 갈등이 격화됐다. 당시 임시주총의 안건은 신규 이사 선임의 건이었다. 오빠인 구 부회장 견제를 위해 전문경영인 영입을 추진한 것이다. 결과는 안건 부결이었다. 구자학 회장의 장녀 구지현씨가 구 부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었다.
분쟁의 씨앗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 대표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로, 자녀 중 유일하게 아워홈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아 유력한 후계자로 손꼽혔던 인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2015년 2월 구매식재사업본부 본부장(부사장)이 됐다. 아워홈은 설립 첫해 21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냈지만 2016년엔 1조4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회사로 급성장했다. 16년만에 7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오너가의 불화설은 구본성 부회장이 2016년부터 아워홈에 입사하면서 시작됐다. 구지은 대표는 아워홈에 10년 이상 몸 담으면서 회사 성장에 기여했지만 아워홈을 떠나 캘리스코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아워홈은 오너 일가 지분이 100%인 가족 경영회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오너 일가 불화나 독단으로 회사에 손실이 발생해도 외부에서 견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비상장사라 중요한 회사 결정 사항에 대한 외부 공시 의무도 없다.
아워홈 남매 간 법적 분쟁이 이번주 결론 난다. 재판상 최대 쟁점은 식자재 거래 중단이 아워홈 측에 손실을 주는 행위인지 여부다.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아워홈 측이 거래를 중단한 사실을 입증하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 거절에 해당돼 법원이 거래중단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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