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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채권 소멸시효 연장 관행 '급브레이크'…"채권추심 시장 규율도 강화"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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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0-08 11:00:07

    ▲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 연합뉴스

    금융권의 무분별한 대출채권 소멸시효 연장 관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채권추심 시장의 규율도 강화돼 추심위탁이나 채권매각 이후에도 원래 채권 보유 금융사가 관리 책임을 지속적으로 지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8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고 '체계적 소비자신용 규율체계' 마련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매년 연간 약 260만명이 연체 5~89일 단기 연체채무자로, 연간 26만~28만명이 연체 90일 이상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되고 있다. 90일 이상 개인연체채무자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금융채무자 약 1925만명의 약 10%인 180만~19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 금융권에는 채무자 재기지원보다는 과도한 추심압박을 통한 회수를 극대화하는 관행이 자리잡은지 오래다.금융권은 연체가 통상 30일 이상 지속되면 기한이익을 상실하게 해 원리금 전체의 일시 상환을 요구하거나, 회수되지 않은 보유채권의 소멸시효를 일률적·반복적으로 연장하고 있다. 민법상 소멸시효는 5년이지만, 법원 등을 통해 10년씩 반복적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사들은 이 소멸시효를 계속 연장시켜 왔다.

    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연체기간이 길어질수록 채무자 상환능력은 급격히 감소하지만 추심강도와 상환부담을 계속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며 "이는 채무자 재기지원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채권회수율 개선에도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스스로 소비자보호 책임을 인식하고, 금융사와 채무자가 대등한 당사자로서 공정한 거래관행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체계적 소비자신용 규율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대출계약 체결부터 계약이행·종료까지 대출 전 단계에 걸쳐 포괄적으로 규율하고, 대출기관 뿐 아니라 추심업자에도 적용된다.

    특히 금융권의 관행적 소멸시효 연장을 막고, 회수가능성 판단에 기초한 '소멸시효 완성관행 확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 국장은 "5년이 지나면 대출채권을 다 소멸시키라는 것이 아니라 금융권에 회수가능성 등을 따져보고 소멸시효 연장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제도개선이 채권자에게 반드시 불리한 결과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오랜시간 추심으로 악화되기 전 적기에 협상이 이뤄지고 한다면 오히려 채무자와 금융회사간 윈윈하는 결과가 발생해 채권자 수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자와 채무자간 자율적 채무조정도 활성화된다. 연체채무자가 요청할 경우, 채권자가 채무조정 협상에 응할 절차적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채권자는 채무조정 협상기간 중 추심을 금지하는 등 성실히 협상에 임하고 심사결과를 일정 기간내 통보해야 한다. 채무조정 여부·정도 등에 대해서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개별 사정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협의·결정한다.

    이 원활한 채무조정 협상 진행을 위해서는 채무자를 지원해 협상에 참여하는 채무조정서비스업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비영리단체로 채권 소각운동와 채무상담을 하는 주빌리은행 등이 대표적인 예"라며 "채무조정서비스업이 제도화되면 추가 진입자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진입 요건 등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무부담의 과도한 증가를 막기 위해 기한이익 상실 이후 연체부담이 끝없이 증가하도록 하는 (연체)이자 부과방식을 일부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현재 금융사는 대출금 연체 후 통상 30일, 주택담보대출은 60일이 지나면 기한 이익 상실 처리를 한다. 기한이익이 상실되면 채무자는 대출잔액 전부에 대해 상환의무가 발생하고, 갚지 않으면 대출잔액에 연체 이자율이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채권추심 시장의 규율도 강화하기로 했다.

    추심위탁이나 채권매각 이후에도 원래 채권 보유 금융사가 관리 책임을 지속적으로 지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번 TF 논의 결과를 토대로 내년 1분기 중 금융권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및 소비자신용법 제정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기본방향만 밝힌 것이고 세부방안은 내년 1분기에 내는 것이다.

    현재 대출계약 체결 부문에 집중된 대부업법에 연체 후 추심·채무조정, 상환·소멸시효 완성 등 내용까지 추가한 개념이 소비자신용법이다.

    금융당국은 이 법안을 2021년 하반기에 시행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손 부위원장은 "국가 경제 발전 수준과 금융산업의 성숙도를 고려할 때 이제 우리도 포괄적인 소비자신용법제의 틀을 완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약자로서 채무자에 대한 일방적인 보호규범이 아니라 채권자와 채무자간 상생(win-win)을 위한 공정한 규칙으로서 사회 전체적인 비용을 절감하는 시도"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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