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11 00:01:39
국내 렌털시장 1위 업체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에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탈과 국내 게임업체 등 복수의 입찰자가 응찰했다.
유력 후보인 SK네트웍스가 불참하는 등 예상보다 저조한 분위기에 유찰 우려까지 나온 가운데 넷마블이 ‘깜짝 등판’ 하면서 입찰전 판도가 급변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왜 웅진코웨이에 눈독을 들인걸까?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이날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베인캐피탈과 넷마블 등 복수 후보군이 참여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주 초 발표될 전망이다.
지난 8월 적격인수 예비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된 4곳 중 SK네트웍스, 하이얼-린드먼아시아 컨소시엄, 칼라일 등 3곳이 최종 불참했으나, 넷마블이 뛰어들면서 인수전 열기가 다시 재점화 됐다.
베인캐피털은 지난해 휴젤의 경영권을 인수한 글로벌 PEF다. 쇼트리스트 중 유일하게 본입찰에까지 참여하게 됐다.
또 다른 참여자인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에 대한 인수 의지를 이전까지 뚜렷하게 드러낸 적이 없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게 된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앞서 올해 초 넥슨 인수를 검토하다 최종 무산된 바 있다.
넷마블 측은 "구독경제는 글로벌에서 고속 성장 중이고, 넷마블이 게임 사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IT 기술 및 IT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글로벌에서의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량 자회사 확보로 인해 넷마블의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당초 웅진코웨이 인수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에 올랐던 SK네트웍스와 칼라일, 중국 가전회사 하이얼 컨소시엄이 입찰에 끝내 참여하지 않으면서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넷마블과 외국계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 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웅진코웨이 인수 유력 후보로 꼽혔던 SK네트웍스는 본입찰 마감 직전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투자금융(IB) 업계는 넷마블과 베인캐피털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르면 다음 주께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최근 신사업 부문에 투자하며 사업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 IT기업 텐센트와 함께 카카오게임즈에 14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71%를 2014억원에 인수했다. 아울러 올해 초에는 넥슨 인수를 검토하다 매각이 무산되자 플랫폼 업체 인수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이날 본입찰 마감을 앞두고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SK네트웍스가 발을 빼면서 딜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SK네트웍스는 이날 “웅진코웨이의 실질 지배력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SK네트웍스 다음으로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칼라일, 하이얼 등도 최종적으로 입찰을 포기했다.
다만 매각이 최종 마무리 될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 앞서 본입찰이 두 차례나 연기됐을 정도로 웅진, 한국투자증권과 원매자 측의 가격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웅진그룹은 올해 초 코웨이 지분 25.08%를 확보하는데 총 1조8900억원을 투입했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웅진은 최소한 2조원 이상의 가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원매자들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주당 10만원 이상, 총액 1조8000억원 이상을 넘어서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새 전략적 투자자(SI)인 넷마블이 뛰어들면서 인수전이 재점화 된 만큼 연내 매각 절차가 마무리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웅진코웨이가 확고한 렌털업계 1위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상반기 지난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1조4647억원, 2734억원, 2023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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