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11 15:20:33
‘김학의 사건’ 수사단장 여환섭 “윤중천, 윤석열 모른다”
윤석열 "그렇게 대충 살지 않았다"
김어준 "윤석열 별장 접대 없었다…윤중천 거짓말"
이른바 '윤석열 접대' 보도로 평지 풍파를 일으킨 한겨레21에 대해 사건 관련 당사자들이 모두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나서 한겨레가 초유의 궁지에 몰렸다. 대검은 민 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태도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수사권고에 따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수사단장을 맡았던 여환섭(51·사법연수원 24기) 대구지검장이 11일 “윤중천씨는 수사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모른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 사건을 재조사한 과거사위 관계자도 언론과의 통화에서 “과거 수사기관이 확보한 윤씨의 전화번호부, 명함 등 어디에도 ‘윤석열’은 없었다”며 “윤 총장을 접대했다는 윤씨의 진술도 없었다”고 했다. 이날 한겨레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 조사단(조사단)이 윤 총장에게 수차례 접대했다는 윤씨의 진술이 담긴 보고서 등 자료를 과거사위를 통해 검찰 수사단에 넘겼으나 수사단이 추가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차관 사건에 참여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한겨레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표했다. 여 지검장은 “조사단 공식 보고서와 과거 검·경 수사기록 어디에도 윤 총장에 대한 언급이나 흔적이 없었다”며 “다만 보고서에는 조사단에 파견된 한 검사가 윤씨와 비공식 면담한 내용이 애매한 표현으로 적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윤씨에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모른다’고 답했다”며 “비공식 면담 보고서에 적힌 내용을 부인했다”고 말했다.
비공식 면담 기록에는 “윤 총장을 만난 적도 있을 것 같다” “본 적도 있는 것 같다”는 윤씨의 모호한 답변이 한 줄 적혀 있었다고 한다. 조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윤 총장의 이름은 지난해 12월 조사단의 조사가 본격 시작되기 전 한 검사가 윤씨를 따로 불러 “강원도 쪽에 연고 있는 검사들 잘 알지 않느냐 이름을 대보라”고 묻자 처음 등장했다. 윤 총장의 이름은 해당 검사가 작성한 비공식 면담 보고서에 단 한 번 등장한다.
윤씨는 이후 녹음기를 켜고 여러차례 진행한 조사단 공식 면담에서는 윤 총장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재조사 과정에서 윤 총장이 접대를 받았다는 진술이 나왔다면 이미 그당시에 문제가 불거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인 김어준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로 알려진 건설업자 윤중천의 별장에 들러 접대를 받았다는 한겨레21 보도와 관련해 "취재 결과 접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어준은 11일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겨레21' 기사를 언급하며 "'윤중천 성접대'로 시끄러웠던 당시 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저도 (관련 내용을) 접하긴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겨레 보도대로 윤중천 씨가 그런 주장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검찰 수사단이 이 사안을 충분히 조사했는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할만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겨레는 그 (수사)과정이 충분했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김어준은 '윤석열 별장접대 의혹'에 대해 "결론이 중요하다"며 "제가 당시 별도로 취재한 바로는 (접대가) 없었다. 청와대도 인사 검증 과정에서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제 취재로는 윤중천 씨가 거짓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건설업자 윤중천(59)씨 별장 접대 의혹 보도에 대해 "그렇게 대충 살지 않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은 11일 한겨레21 보도 이후 대검 간부들에게 "건설업자 별장에 놀러 갈 정도로 대충 살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윤씨 별장이 있는 원주에 20여년 전 다른 일로 한 차례 찾았을 뿐, 그 이후 원주 자체에 가본 적도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윤 총장에게 별장 접대를 한 정황이 담긴 기록을 보고도 조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은 수사단도 전면 반박에 나섰다.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권고 관련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씨가 윤 총장을 안다고 볼 아무 자료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수사단은 "2013년 검·경 수사기록인 윤씨 전화번호부, 명함, 다이어리 등 객관적 자료에 윤 총장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며 "기타 윤씨가 윤 총장을 안다고 볼 아무 자료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사위도 지난 5월29일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조사·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3명을 윤씨 관련 비위 의심 법조 관계자로 특정해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면서 "당시 윤 총장에 대해선 아무 조치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수사단은 "과거사위 기록을 넘겨받고 윤씨에게 확인을 했지만, 진상조사단에서 진술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를 한 한겨레21 하어영 기자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총장이 접대를 받았다는 윤씨 진술이 있었고, 진실 유무에 대한 조사 자체가 없었다는 데 더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윤 총장 이름이 윤씨 전화번호부, 명함, 다이어리 등을 재검토하면서 발견한 것이고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며 "이름이 나와 조사단에서 윤씨에게 확인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검은 "해당 보도는 완전한 허위 사실이고, 윤 총장은 윤씨와 전혀 면식조차 없다"며 "검찰총장 인사 검증 과정에서도 근거 없는 음해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증한 뒤 사실무근으로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요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 허위의 음해 기사가 보도되는 건 대단히 유감"이라면서 "즉시 엄중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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