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현대중공업· LG화학· 현대엘리베이터 등 금융범죄은행이 세운 페이퍼컴퍼니 통해 수상한 거래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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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0-14 07:47:02

    © JTBC캡처

    JTBC 보도로 밝혀져

    현대중공업 114만 달러, LG화학 40만 달러, 현대엘리베이터 36만 달러, 한화 31만 달러, 금호타이어 24만 달러, 두산산업차량 18만 달러...

    '금융범죄 혐의'로 문을 닫은 리투아니아 유키오은행의 금융거래장부에 한국 대기업의 해외 거래 목록이 버젓이 올라 의혹을 더하고 있다.

    13일 JTBC가 입수한 특정 페이퍼컴퍼니와 거래를 중개한 리투아니아 유키오 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의 장부에 2011년에서 2013년 사이에 모두 2200건 8425만 달러, 우리 돈 약 1000억 원 규모의 수상한 해외 대금거래 이루어졌다.

    기업별로는 현대중공업 114만 달러, LG화학 40만 달러, 현대엘리베이터 36만 달러, 한화 31만 달러, 금호타이어 24만 달러, 두산산업차량 18만 달러 등이다.

    돈을 보낸 곳은 조세회피처의 페이퍼컴퍼니였다.

    버진아일랜드의 라스톤트레이드와 벨리즈의 에비악홀딩이라는 두 회사에서 이들 대기업에 돈을 보낸 것이다.

    기업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거나 "자세한 내용은 몰랐다"는 입장이다.

    "물건을 판 대금을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A기업 관계자는 "네가 주든 남이 주든 우린 돈만 받으면 되니까요. 제3자 회사 명의를 통해 주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JTBC 기자에게 대답했다.

    현실적으로 거래 기업에 이런 거래를 문제 삼기는 힘들다고도 했다.

    B기업 관계자는 "대금 일부를 받는 입장에서 '야 너네 탈세하는 거 아니야?'라고 얘기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에요"라고도 했다.

    기업들은 지금도 같은 방식의 거래가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C기업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수도 없이 많은데, 전수조사해서 확인해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라고 책임회피식 발언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해외 거래 기업의 탈세 등을 도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폐쇄된 유키오은행과 페이퍼컴퍼니에서 들어온 자금이 어떤 돈인지 모른다는 면에서 위험한 거래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실련 정책위원장)는 JTBC와 인터뷰에서 이에대해 "대금을 주는 쪽 사정 때문에 그랬다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페이퍼컴퍼니를 통해서 한곳을 거쳐서 받았다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거래 같아 보이진 않고요"라고 의심했다.

    자칫 국제적인 조세포탈 공범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거 유키오은행이나 이들 페이퍼컴퍼니가 각종 범죄자금의 통로였다는 점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이대순 변호사는 JTBC와 인터뷰에서 "수출업계 자체에서는 기본적으로 어느 은행을 통해 지급되는지 이거 굉장히 사실 중요한 문제예요. 그 돈을 받는 (국내) 수출업체도 의심받을 수 있고"라고 말했다.

    이참에 수출 장부 등 상세한 거래 내역을 모두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실련 정책위원장)는 " (해외 기업들이) 자금세탁 내지는 비자금을 만드는 형태의 거래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거래 내역들 같은 걸 조사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JTBC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유키오은행의 금융범죄가 오랜 시간 반복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돈의 출처를 위장해 규제를 피하고 부패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했다"면서 "(각국) 검찰이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법원은 돈세탁으로 의심되는 행위에 판결을 내리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국제 공조를 통해 부패한 현금의 흐름을 끝내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도 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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