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24 00:35:35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24일 오전 0시20분께 발부되면서 검찰이 두 달 가까이 벌여 온 조 전 장관 관련 수사에서 사실상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표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일각의 논란을 딛고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정 교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밤 12시를 넘긴 0시20분께"혐의소명·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부정 의혹부터 사모펀드 의혹, 증거인멸 의혹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전반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자신이 재직하는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사문서위조)로 이미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 교수의 신병 확보에 성공한 만큼, 향후 검찰이 정 교수를 넘어 조 전 장관을 직접 겨냥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조 전 장관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후보자 시절부터 취임 후에도 대체로 사실이 아니라거나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특히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 전 해당 사모펀드가 블라인드펀드였다는 취지의 운용 보고서를 근거로 운용 과정에서 위법성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이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에 관여하는 등 사실상 '직접 투자'를 했음을 밝혀낼 수 있다면 정 교수는 물론 조 전 장관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허위의 운용보고서를 청문회 과정에서 제시했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
딸 조모씨(28)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입시에 활용하는 과정에 조 전 장관이 개입했는지 여부 역시 검찰 수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한편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조 장관 일가가 운영해온 웅동학원 비리 의혹 관련된 혐의는 빠졌다. 그러나 정 교수가 2013년 9월부터 웅동학원의 이사직을 맡아 왔던 만큼 해당 의혹 역시 조사 과정에서 함께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정 교수의 건강상태가 수감생활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당초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정 교수측은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며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구속 수사를 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에둘러 피력해 왔다. 반면 검찰은 정 교수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뒤 문제가 없다고 보고 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모씨(36)가 구속된 뒤로 검찰이 핵심 인물에 대한 신병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2번째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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