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27 11:58:51
금감원, DB손보 28일 사전검사, 내달 25일부터 본검사 예정...손해사정·시책비 집중 파헤칠듯
DB손해보험이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구속사태에다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까지 받게 된 가운데 검사의 초점이 손해사정과 시책비에 맞춰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성폭행 혐의로 구속당할 위기에 처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DB그룹이 휘청거리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DB손해보험(이하·DB손보)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의 종합검사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리스크까지 발생한 것.
게다가 김 전 회장의 장남으로서 경영승계 과정에 있는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의 리더십에도 계속 의문부호가 따라다니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로 인해 DB그룹의 발전이 더뎌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준기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제출된 증거 등을 바탕으로 충분히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지속적으로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고소인 및 참고인 조사는 마무리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질병 치료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해 3년 2개월 후인 지난 23일 새벽에 귀국했다. 김 전 회장은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 전 회장은 2016년부터 약 1년 동안 별장 가사도우미로 일한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월 김 전 회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2017년 비서로 일했던 B씨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김 전 회장의 출국 약 두 달 만인 2017년 9월께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전 회장은 이를 계기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김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DB그룹은 고문이던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회장으로 선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다. DB그룹 주력 계열사인 DB손보 역시 전문경영인인 김정남 사장이 이끌고 있다. 다만 최근 실적이 부진하며 쇄신이 시급하다. 김 전 회장의 구속이 부담으로 남는 배경이다.
한편, 금감원은 DB손보에 대해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사전 검사, 다음 달 25일부터 12월 20일까지 본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지난 4월 공개한 종합검사 대상 선정을 위한 평가지표를 보면 금융소비자 보호, 건전성, 내부통제·지배구조, 시장영향력 등을 고려해 검사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보험 분야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 및 내부통제·지배구조 항목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금융소비자 보호에는 보험금 부지급율과 불완전 판매비율 등이, 내부통제·지배구조 항목에서는 계열사와의 거래 비율 등이 포함된다.
이번 금감원 종합검사는 손해보험회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에 이어 두 번째 종합검사다. DB손보의 종합검사를 통해 손해사정 몰아주기에 대한 검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DB손보 손해사정 자회사인 DB자동차보험손해사정, DBCSI손해사정, DBCAS손해사정, DBCNS자동차손해사정 등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셀프 손해사정'은 보험업계에서 지적되는 문제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DB손보의 손해사정 자회사 위탁 비율은 88.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윤경 의원은 “자회사를 통한 보험금 산정이 모회사인 보험사 입장을 대변해서 정해질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시책비에 대한 검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서 DB손보는 GA 설계사에 대한 과도한 시책비 지급으로 인해 금감원의 개선 조치를 받았다.
2015년 폐지된 금감원의 종합검사는 올해 부활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종합검사를 막 시작했지만 일부 금융사는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반응이 좋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종합검사가 지나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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