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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갈라진 항공기 기체...보잉 737-NG '피클포크' 균열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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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1-02 11:15:47

    © KBS캡처


    잇따른 추락 사고로 생산이 중단된 올해까지 전 세계에서 7천 대가 판매된 美 보잉사의 항공기 737-NG기종에서 항공기 동체 이음새 부품에 균열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있다.

    2일 KBS는 실제로 균열이 확인된 국내 한 항공사의 기체 사진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KBS에 따르면 문제의 항공기는 1993년 출시된 美 보잉사의 737-NG기종과 같은 항공기다. 균열이 발생한 장소는 기체 외부가 아니라 내부다. 더 정확히는 동체의 뼈대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금이 간 부품은 '피클포크(pickle fork)'인데 항공기 날개의 이음새를 기체 안쪽에서 고정하면서 동시에 받쳐주는 일종의 철제 지지대라고 할 수 있다. 기체 내부에 있지만, 객실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부품 사진 역시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서 촬영된 것이다.

    실제 사진을 보면 '균열'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길이로는 약 0.7cm 정도. 또다른 국내 항공사의 737 NG 균열 역시 비슷한 크기다.

    하지만, 균열이 작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미 연방항공청(FAA)는 감항지시서를 통해, 이러한 균열이 항공기의 구조적 안정성에 영향을 미쳐 항공기의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항공사에서 재직 중인 한 정비전문가는 "갈빗대처럼 항공기의 골격이 있는데 동체와 날개를 연결해 주는 부위"라면서 "현재 균열은 해당 부품을 고정하는 볼트 4개 중에 뒤쪽 한 곳에서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균열 원인에 대해 이착륙 때 반복적으로 양력을 받으면서 생긴 이른바 '피로파괴 현상'을 지목했다.

    실제로 비행시간과 비교하면 비행 거리가 짧아 이착륙 횟수가 많은 국내 항공사들의 결함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3만 번 이상 비행한 전 세계 1,100여 대의 737-NG에서 53대가 발견돼 평균 결함률이 약 5%로 집계됐지만, 한국은 점검을 마친 42대 가운데 9대에서 균열이 확인돼 결함률이 21%에 달했다.

    국토부는 균열이 발견된 9대에 대해서는 운항을 중지시켰다. 항공사별로 보면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1대 순서다.

    국내에 들어온 737-NG 전체 150대를 항공사 별로 보면 제주항공 46대, 대한항공 32대, 티웨이항공 26대, 진에어 22대, 이스타항공 21대, 플라이강원 1대 등이다.

    737-NG라고 해서 모두 다 위험한 것은 아니다. 이착륙에 따른 피로가 누적될수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그 기준을 3만 번 비행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3만 번이라는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토부는 3만 번 미만 항공기에 대해서도 전수 조사에 나섰다.

    2만 2,600번에서 3만 번 비행 미만인 22대에 대해서는 이번 달까지 검사를 마치고, 이어 2만 2,600번 미만 비행 86대에 대해서도 최대한 빨리 검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보잉코리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737-NG에 대해 지금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운항 중지된 항공기를 수리해서 정상 운항할 수 있게 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보잉은 피로파괴를 막을 수 있는 재질로 '피틀포크'를 제작해 이르면 다음 달부터 교체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균열 결함이 발견되는 737-NG 항공편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데다가, 737 MAX에 대한 결함 시정조치도 아직 완전히 해결된 상황이 아니어서 운항 중단 사태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이 운항한다는 737-NG기종은 Next Generation의 약자로 보잉의 대표적 항공기인 737의 클래식 시리즈를 개량한 737의 3세대 모델이다. 737-600, 737-700, 737-800, 737-900 등이 NG에 해당하는 모델들이다.

    737-NG의 후속 모델은 최근 잇따라 추락사고를 일으켰던 737 MAX 기종이다. 보잉의 대표 항공기 '형님'과 '아우'가 모두 대형사고를 친 셈이다. 보잉으로서는 회사의 명운이 흔들린다고 볼만한 상황이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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