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1-17 02:22:39
지난 12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 이에 따라 HDC는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긍정적인 시너지를 이뤄 그룹을 도약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증권과 항공업계는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7일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HDC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고, 10조 원에 육박하는 부채가 그룹의 재무 안정성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우려는 주가에서 드러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4일 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8일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서류 마감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하락률은 5거래일 동안 15%에 육박하고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분할 재상장한 이후 최저가를 쓰고 있다. 15일 2만8850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반면 애경그룹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이 오히려 호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강력한 인수 의지와 무관하게 아시아나항공을 놓친 것에 대해 사실상 다행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극복하기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애경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를 1조7000억 원가량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2조5000억 원을 제시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이지만, 무리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내실에 초점을 두고 있는 애경의 경영 기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HDC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애경은 앞으로 HDC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부산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애경이 강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애경이 M&A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한 데다 자금 확보 능력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인수전 승자인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품었지만 주가하락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결과적으로 인수에는 실패했음에도 오히려 그것이 '호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룹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었던 아시아나항공을 놓쳤다는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재계 일부에서는 현재는 정몽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승자의 웃음을 만끽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오히려 아픔을 맛볼 수 있고,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현재 패자의 쓰라린 좌절로 고개를 떨구겠지만 앞날 그룹의 안정성 등을 고려했을 때는 호재라는 시각이다. 이겨도 져도 외부 평가는 냉정한 듯하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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