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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김세연 '불출마' 파장...여 야 '쇄신 대결' 누가 승자?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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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1-18 01:47:37

    ▲ (왼쪽부터)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86 물갈이' 교체론, 보수통합·인적쇄신 바람 

    임종석 "제도권 정치 떠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겠다"

    김세연 "한국당, 존재 자체가 역사 민폐" 작심 비판

    17일 정치권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 등 여야 '거물급' 인사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소식에 크게 술렁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 쇄신을 요구하고 있으니, 오늘의 불출마 선언이 일정하게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86세대 물갈이’와 ‘청와대 발(發) 출마 바람 차단’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은 친박(親朴)계를 겨냥한 인적쇄신 요구로 번질 전망이다.

    임 전 실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그는 본인의 삶을 ‘환희와 좌절, 도전으로 버무려진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임 전 실장은 “그중에서도 대선 캠페인부터 비서실장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 2년 남짓한 시간은 제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보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임 전 실장 출마를 둘러싼 당 안팎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불출마를 견인했다고 본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청와대에서 나온 뒤 지난 6월 서울 종로 출마를 타진하기 위해 평창동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종로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자리를 내주지 않자 난처한 상태에 빠진 걸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임 전 실장의 고향인 전남 장흥 출마설도 제기됐으나 ‘비서실장까지 역임한 인물의 안방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만 앞섰다.

    특히 최근 최대 70여명이 이르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총선 출마설에 대한 비판과 86세대 교체론이 당 안팎에서 솟구치자 결국 출마카드를 접은 걸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당에서는 정치권의 인적 쇄신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 3선을 지낸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같은 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의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며 당장 당을 해체하고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중진 용퇴론' 등 인적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지난 5일 재선 김태흠 의원이 '영남권·강남 3구 중진의원 용퇴 및 험지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이후 초선·재선들의 쇄신 촉구가 잇따랐지만, 초선 유민봉·재선 김성찬 의원의 불출마 선언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던 상황이었다.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40대 젊은 의원이 결단을 내린 만큼 당내 중진들에게는 용퇴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며 "김 의원이 (쇄신의) 물꼬를 텄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이 주장한 '당 해체'와 의원직 총사퇴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향후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등과의 보수통합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유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한국당에 복당했다.

    한국당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을 해체한 다음 새롭게 꾸리자는 김 의원의 주장은 유승민 의원의 제안과 유사하다"며 "보수진영 전체가 어떻게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혁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386세대는 한때 우리 사회의 미래자산이었고, 실제로 여의도 정치권으로 시차를 두고 대거 유입되어 강력한 연대를 구축한 정치 세력으로 집단화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특혜와 기득권에 갇힌 일군의 기성 정치인 무리로 급격하게 위상이 추락하면서 외부로부터 환골탈태를 요구받아온 터였다. 이런 배경에서 정계 은퇴까지 암시한 임 전 실장의 '퇴장'은 동류집단 정치인들에게 그에 버금가는 선택을 강제하게 될 공산이 크다.

    여권 내부 차기 대권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안희정을 필두로 이재명, 김경수, 조국으로 이어져 온 '대선주자 소거 노트'는 결국 임 전 실장에까지 이르렀다. 이들 중에 일부 주자들의 기사회생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본선 무대의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로 거듭나기에는 정치적 내상의 깊이와 환부의 크기가 심각한 지경이다.

    결국 범여권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필승 후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다음 바통을 이어받을 주자를 고르는 작업은 어쩌면 위기이자 기회일 수도 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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