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1-19 16:31:26
'미래 IB 먹거리' 떠오른 항공기금융 첫 주선
베트남 현지화 전략+글로벌 IB 강화
우리은행이 베트남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비엣젯항공에 항공기금융을 단독 주선했다. 지난 8월 두바이지점에서 국내은행 최초로 중동 소재 우량기업인 NMC헬스케어를 대상으로 신디케이티드론을 주선한 것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항공기 금융 단독주선에 성공하는 등 우리은행의 적극적인 현지화 영업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19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베트남의 1위 LCC인 비엣젯항공의 에어버스 321 10대 구입 자금인 1억4000만달러의 금융 주선에 성공했다. 국내 시중은행이 베트남 민영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기금융을 주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기금융은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새로운 대체투자로 부상한지 오래다. 이번 거래의 경우 우리은행이 비엣젯항공이 구입하는 항공기의 선수금대출을 해주고 그 대신 이자를 받는 구조다. 이번에는 중간에 항공기 리스회사를 끼지 않는 거래다. 통상 항공기금융은 리스회사가 항공사에 항공기를 빌려주고 그 대가로 임대료를 받으며, 은행은 항공사와 리스계약을 맺은 리스회사에 대출하고 그 대가로 이자를 받는 식이다.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기는 하지만 선순위은행의 수익률은 4% 이상이 기대된다. 항공기금융 시장은 그동안 유럽·미국계 자본이 중심이었다가, 최근 항공업의 중심이 아시아·중동으로 옮겨감에 따라 이들 국가의 항공기 발주가 늘어나며 투자국이 다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수익성 하락에 직면한 국내 은행으로서는 새로운 투자금융(IB) 먹거리인 셈이다. 이 때문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줄곧 글로벌 IB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금융 주선은 국내 IB그룹과 베트남우리은행, 베트남 IB 데스크의 협업으로 이뤄낸 결과”라고 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동남아 항공기금융 시장의 선점 기회뿐 아니라 현지 우량기업에 대한 영업 기회도 확보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실제 베트남우리은행은 비엣젯항공의 운전자금 대출, 대출금 관련 에스크로(특정금전신탁) 계좌 등을 유치했으며, 비엣젯항공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리테일(소매금융) 영업을 하고 있다.
글로벌 IB 데스크를 확장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앞서 올해 8월 두바이지점에서 중동 소재 우량기업인 NMC헬스케어를 대상으로 신디케이티드론(두 개 이상의 은행이 차관단을 구성해 일정 금액을 융자해주는 중장기 대출)을 주선했다.
이번 거래는 비엣젯항공 역시 득이 많다. 비엣젯항공은 새로 구입한 항공기를 아시아 주요 도시 운항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엣젯항공은 인천-호치민 구간을 비롯해 한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다낭, 나트랑, 푸쿠옥 등 총 9개 직항로를 운항하고 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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