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1-28 10:05:58
7조 7500억원의 거금이 몰린 NH프라임리츠 공모의 상장 업무를 맡고 있는 김중곤 NH투자증권 주식발행시장(ECM) 본부장은 "마땅히 투자할 데가 없으니까 공모주에 돈이 몰리는데, 그중에서도 상장 이후 좋은 성과를 내는 리츠 공모주로 자금이 많이 몰렸다"며 "지금 리츠가 잘 되고 있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리츠 공모주가 공급될 텐데, 희소성이 떨어지면 지금의 열기는 식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공모주로 쏠리고 있다. 공모주 청약은 기업들이 주식 시장에 상장하기 직전 일반 투자자에게 청약을 받아 주식을 배정하는 것이다. NH프라임리츠 공모주를 받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잠시 예치한 증거금이 무려 7조7500억원에 달했다. 지난 10~11월 두 달간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만 봐도 공모주의 인기가 대단하다.
최근 두 달간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300대 1을 넘어선 종목만 16개에 달한다. 우양, 티라유텍, 캐리소프트, 케이엔제이 등은 경쟁률이 1000대1이 넘었다. 증권사 계좌에 증거금을 1억원을 넣어도, 실제로 투자된 금액은 20만원(증거금률 50%)에 불과한 셈이다.
이처럼 공모주가 인기를 끌며 자금이 쏠리는 이유는 뭘까. 우선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것처럼 싼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하지만 모든 공모주가 수익을 내는 건 아니다. 올해 상장 업체 59개 중 26개는 상장 이후 26일 현재까지 공모가를 밑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 SNK 등의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공모주에 자금이 몰리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지고 있어서다. 부동산은 규제 강화로 초과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고, 주식 시장도 박스권에 갇힌 게 벌써 10년이다. 2%에 못 미치는 예금 금리는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최근 연이어 터진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 사태 등은 투자자의 관심이 커졌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내년엔 너무 많은 리츠 공모주가 생길 조짐이어서 희소성이 떨어지면 지금의 리츠 공모 열기가 식게될 가능성이 크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