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1-19 11:20:48
애플이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워싱턴주 시애틀시에 위치한 미국 벤처기업 엑스노어(Xnor)를 인수했다. 엑스노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투자자인 고 폴 앨런이 설립한 인공지능 연구소로 2016년 독립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스노어를 인수하기 위해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등도 나섰지만, 애플이 손에 넣었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액은 2억 달러로 최근 애플이 실행한 기업 인수 중 최대 규모다.
엑소노어는 인공지능 처리를 클라우드로 연결된 데이터센터가 아닌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홈 단말기, 차량에 탑재된 단말기 등 단말기 내에서 바로 실행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향후 인공지능 기술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분야다.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컴퓨터보다 훨씬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도 실행 가능하며, 네트워크와의 접속이 끊어져도 계속 동작할 수 있다.
또한 단말기 내에서 인공지능을 실행하면 스마트폰에 있는 개인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전송할 필요가 없어져 프라이버시에 신경쓰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 철저한 개인정보의 보호를 주장하고 있는 애플이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엑스노어가 최초로 개발한 단말기는 얼굴인식 AI로 인물을 판별해 경보를 보낼 수 있는 보안 카메라였다. 또한 소매점에 설치한 진열대를 모니터링해 재고를 관리하는 기기도 개발 중이다. 엣지 AI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자동 운전 분야에서도 활용이 기대된다.
애플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인공지능 개발 기업 인수를 단행해 왔다. 어시스턴트 시리(Siri)는 미국 스탠퍼드 연구소(SRI)에서 개발된 기술로서, 애플이 2010년 이를 인수했다. 2018년에는 구글에 8년 간 재적하며, 인공지능과 검색 책임자를 담당했던 존 지아난드레아를 고용. 같은 해 12월에는 그를 인공지능 분야 전략 담당 시니어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2019년에는 실리콘 밸리에서 자동 운전 기술을 개발해온 신흥 기업 드라이브.에이아이(Drive.ai)를 인수했다. 스탠포드대학 인공지능 연구소 과학자들이 모여 설립한 기업으로 자동 운전 시스템 외에도 다른 차에 탑승한 운전자나 보행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애플은 2016년에 머신 러닝 기술을 연구하는 투리(Turi)라는 벤처기업을 2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기업 역시 엑스노어와 마찬가지로 시애틀이 위치한다. 시애틀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사가 위치한 도시로 인공지능 연구의 중요 거점이다. 애플이 이곳에 대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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