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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비자 물가 0.3% 하락…물가하락이 문제인 이유는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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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6-02 10:18:09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3% 하락하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에 물가하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71(2015=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하락했다.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9월(-0.4%)이후 처음이다.

    지난 9월에는 -0.4%로 하락하며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공식` 물가가 0%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후 지난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던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0.1%) 0%대로 내려앉더니 이달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의 가격은 3.1% 상승했지만 공업제품은 2.0%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0.1% 상승했다. 다만 공공서비스는 1.9% 하락했다.

    정부는 이번 요인이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인한 것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호전 여부가 향후 추세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부에 따르면 물가하락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물가하락에 전문가들이 민감한 이유는 이에 따른 ▲개인소비 위축 ▲기업투자 축소 및 이윤 감소 ▲노동시장 침체 ▲부채확대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물건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자들은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을 생각해 물건을 사지 않고 기다리게 되며 이로 인해 수입이 없는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구조조정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결국, 물가하락은 돈의 흐름을 막아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물가가 전년 같은 달 대비 0.3% 하락했지만, 물가의 기조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0.5% 상승해 4월 0.3%에 비해 오름폭이 다소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5월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이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을 크게 하락시키면서 소비자물가를 0.8%p 하락시키는데 주로 기인했다"면서 "여기에 무상교육·무상급식 확대 기조 하에 각 지자체들의 지방 공공요금 감면* 등이 가미되며 소비자물가를 약 0.3%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물가하락 압력의 확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봉쇄조치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및 내수 부진 등 수요측면의 충격과 유가 하락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이 점차 가격에 반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소비자물가의 흐름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어떠한 모습의 회복세를 보일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안현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지난달 소비자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급락이었고 교육분야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물가 하락 원인이 수요측 요인이라기보다 공급측 요인이므로 디플레이션이라 판단하기는 부적절하다"고 진단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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