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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담론인데”…여권, 김종인 비대위원장 기본소득 카드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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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6-05 08:29:03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기본소득 카드에 여권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기본소득은 사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권 잠룡들이 먼저 제기했지만 보수 야당 대표인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면서 여권이 의제를 선점당한 형국이 됐다.

    여권 안팎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본소득 도입은 복지 체계는 물론이고 나라의 근간을 손봐야 하기에 혁명보다 더 어렵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얘기다.

    북유럽의 핀란드가 잠시 운용했을 뿐 아직 본격 도입한 국가가 없다. 진보 진영에서 기본소득 논의에 조심스럽게 접근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민주당은 일단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원내 관계자는 4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서 기본소득제로 전반적인 복지체제를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며 "아직 당 차원에서 다루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구체화한 수준의 논의는 이르다"면서 "상당 기간 재원 등을 토론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본격적으로 고민할 수 있다"고 했다.

    당권 도전을 검토 중인 김부겸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에는 보수적 버전이 있다. 기존 복지를 축소하고, 기본소득으로 사회보장서비스를 시장에서 구매하자는 발상"이라며 "보수적 기본소득 논의를 경계한다"고 썼다.

    이에 김 위원장은 "턱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제안을 계기로 논의의 장을 마련하자는 공세적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판만 만들어지면 진보 진영에 유리한 이슈라는 판단에서다. 역풍을 감안해 그간 조심스럽게 접근한 측면이 컸는데 야당에서 논의를 시작한 만큼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 입장에 반가웠다"며 "국민의 동의를 어떻게 구할지 깊이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썼다.

    홍익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기본소득 문제로 정책적 논의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문가들 의견을 국회가 담아야 한다"고 했다.

    기본소득 연구 모임을 구성한 소병훈 의원은 야당 의원들과 함께 기본소득 법안을 만들어 이달 내 발의할 계획이다.

    좌우를 떠나 껄끄러운 이슈인 증세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여야정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자"고 제안하면서 "증세없는 기본소득은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시행한 복지확대를 위한 국가부채 증가에 대해 논란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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