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6-19 18:23:49
이제 외장 SSD는 그 이상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단순히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소프트웨어 실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제 인터페이스가 전송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인터페이스는 초당 수백 메가바이트(MB) 정도의 전송이 가능하지만 SSD는 초당 기가바이트 단위로 데이터를 다루고 있다.
전송속도의 발전은 사용자들에게 많은 이점을 준다. 특히 어디서든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PC에 연결하고 인증 절차만 거치면 즉시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임이 대표적이다. 게임을 다운로드 해 즐기는 스팀 플랫폼은 게임을 외장하드에 설치한 후, 인증(로그인) 절차를 거치고 게임을 불러오면 보유한 게임에 한해서 별도 설치 없이 즉시 즐길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어디서든 게임을 쉽게 즐기고 싶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고성능 SSD가 필요하고 데이터 입출력이 잦은 환경의 소비자는 외장 SSD가 필요해 보인다. 온라인에서 번거롭게 설치할 필요 없이 외장하드에 미리 저장해 놓고 필요 시에 불러와 즐기면 끝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외장 SSD가 적합할까? 고민된다면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게이밍 SSD와 바라쿠다 고속 SSD에 주목해 보자.
■ 속도에 필요한 모든 것 담은 ‘파이어쿠다 게이밍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게이밍 SSD(FireCuda Gaming SSD)는 최신 기술을 아낌 없이 담은 고성능 외장 SSD다. 초당 20Gbps 전송을 지원하는 USB 3.2 Gen 2 x2 인터페이스에 대응하고 고속 메모리 전송 규격인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에도 대응한다. 빠른 전송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담아 넣었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디자인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USB 3.2 Gen 2 x2 기술이다. 일반 USB 3.2 Gen 2 정도라면 10Gbps(1.25GB/s) 정도의 전송을 지원하지만 이보다 2배 빠른 20Gbps(2.5GB/s) 속도를 제공한다. 물론, 모든 제품이 이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최신 출시되는 PC 플랫폼에서 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재 플래그십 제품 위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제품에서 이를 쓰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NVMe는 PCI-Express 3.0 기술에 대응한다. 32~40Gbps 대역을 지원하기 때문에 약 5GB/s 가량의 속도를 지원한다. 매우 빠른 전송속도인데 USB 3.2 Gen 2 x2가 20Gbps 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내부 전송속도가 두 배 앞서 있는 셈이다. 물론, 일반 SATA 기반 하드디스크와 USB 3.1 등 기존 전송 규격에 비하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다.
독특한 점은 기기 측면에 자리하고 있는 LED다. 이 LED는 씨게이트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툴킷(ToolKit)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점등 방식이나 색상을 사용자 취향대로 바꿔줄 수 있다. 평범한 외장 SSD지만 개인화를 통해 만족감을 높이고자 한 점이 돋보인다.
■ 폭 넓은 데이터 활용에 제격인 ‘바라쿠다 고속 SSD’
파이어쿠다 게이밍 SSD에 비하면 바라쿠다 고속 SSD(BarraCuda Fast SSD)는 범용성이 뛰어난 외장 SSD다. 가로 79mm, 세로 93.5mm, 높이 9mm 정도로 손바닥에 올려 놓아도 어색하지 않은 정도의 크기를 자랑한다. 제품은 500GB, 1TB, 2TB 등으로 나뉜다.
기기에 연결은 USB-C 단자를 사용하지만 PC와의 연결은 선택 가능하다. USB-A 혹은 USB-C 규격의 케이블을 각각 1개씩 제공한다. 인터페이스는 USB 3.2 Gen2 (USB 3.1) 및 USB 3.2 Gen1 (USB 3.0)을 각각 지원한다. 물론, 이전 세대 인터페이스인 USB 2.0에도 사용 가능하지만 속도 저하는 감안해야 된다. 전송 속도가 최대 480Mbps로 초당 60MB 수준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USB 3.2 Gen1은 5Gbps, USB 3.2 Gen2는 10Gbps 가량의 전송 대역을 제공한다. 각각 625MB/s와 1.25GB/s에 달한다. 구형 시스템을 쓰고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가급적 최신 연결 대역을 찾아 쓰는 것이 좋다. USB 3.2 Gen1 이상의 단자(USB-A형)는 파란색 혹은 일부 빨간색을 사용한다. 최신 규격은 모두 USB-C 형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참고하자.
바라쿠다 고속 SSD는 소프트웨어 지원도 충실하다. 씨게이트 툴킷(ToolKit)을 활용하면 데이터를 동기화 및 백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저장장치 내(Start_Here 파일 실행)에 제공되므로 선택 여부에 따라 설치하면 된다. 일부 LED 색상이 변화하는 제품은 관련 설정도 제공되지만 이 제품에서는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작동하게 되면 녹색 LED만 점등된다.
추가로 사진이나 영상 등을 다루는 이들이 제품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포토그래피 플랜을 제공한다. 4개월 사용 가능한 코드를 제공한다. 이 플랜은 포토샵, XD, 라이트룸, 프리미어 러시, 프리스코, 브릿지, 라이트룸 클래식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러스트레이터, 애크로뱃 프로, 드림위버, 프리미어 프로 등은 제공되지 않는다. 이 역시 저장장치 내 Start_Here 파일을 실행한 다음, 상태 항목에 있는 포토그래피 플랜을 선택하면 된다.
■ 최신 기술을 접목한 파이어쿠다 게이밍 SSD의 성능은?
그렇다면 최신 기술을 대거 투입한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게이밍 SSD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벤치마크 및 파일 복사 등을 통해 성능을 확인해 봤다. 인텔 코어 i9-10900K 프로세서와 에이수스 ROG MAXIMUS XII 히어로(Z490 칩셋), 32GB DDR4-3200 메모리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 내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최신 시스템을 테스트에 반영했지만 USB 3.2 Gen2 x2 규격의 단자는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아직 이를 지원하는 기기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테스트는 USB 3.2 Gen2 아래에서 진행되었음을 알려둔다.
먼저 CrystalDiskMark로 성능을 측정했다. 순차 읽기 속도가 983.92 MB/s, 순차 쓰기 속도는 1022.99 MB/s로 측정되었다. 최신 인터페이스가 아니어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1GB/s에 가까운 속도는 일반 외장 저장장치 대비 빠른 속도라 봐도 무방하다. 실제 USB 3.2 Gen2 x2 규격을 사용한다면 두 배 가까운 속도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스팀 라이브러리 게임을 용량에 따라 복사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봤다. 테스트 게임은 각각 파이날판타지 15(86GB, 6만 5542개 파일), 배틀그라운드(28GB, 520개 파일), 페르소나 4 골든(14GB, 32개 파일)이다. 용량과 파일 수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을 확인해 보자.
먼저 파이날판타지 15는 용량과 파일 수가 많다 보니 약 9분 30여 초의 시간이 소요됐다. 배틀그라운드는 53초, 페르소나 4 골든은 25초가 소요됐다. 파일 수에 상관 없이 용량에 따라 균등한 시간 배분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용량 파일을 복사하더라도 어느 정도 빠른 시간 내에 처리가 가능한 부분은 인상적이다.
이제 스팀에서 해당 폴더를 불러와 게임을 실행한 다음, 로딩에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했다. 첫 게임에 돌입할 때의 측정 시간이다. 먼저 페르소나 4 골든은 게임 자체가 가볍기 때문에 로딩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5초면 충분했는데, 이후 전투나 화면 전환 시에는 로딩 시간이 더 짧았다.
배틀그라운드는 11초가 소요됐다. 일반 PC용 SSD에 비하면 2~3초 가량 느린 것인데, USB 3.2 Gen2 x2 규격을 쓴다면 일반 M.2 SSD와 큰 차이 없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파이날판타지 15는 22초가 소요됐다. 이 역시 M.2 SSD에 비해 1초 정도 느린 수치인데, 불러와야 할 파일 수가 많아 대체로 로딩 시간의 편차가 적었다.
■ 디자인은 덤, ‘속도’에 모든 것을 걸었다
씨게이트의 두 외장 SSD. 서로 다른 성향 덕분에 각각의 매력이 잘 부각되어 있다. 파이어쿠다 게이밍 SSD는 압도적인 속도로 외장 하드디스크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으며, 바라쿠다 고속 SSD 역시 빠른 입출력 성능을 통해 매력을 높였다. 단순히 휴대하는 외장 저장장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디든 들고 다니면서 소프트웨어 및 게임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자랑한다.
최근 외장 저장장치는 단순히 데이터를 보관하는 역할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도록 돕는 역할도 겸한다. 그만큼 충분히 속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외장 SSD가 그 역할의 시작을 알리는데 큰 도움을 줬다. 그리고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게이밍 SSD와 바라쿠다 고속 SSD는 그 정점을 향해 있다. 빠르면서 안정적인 초고속 외장 SSD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한 번 눈 여겨 봐도 좋을 듯 하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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