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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 ‘손기정 선수 옛집’ 역사문화명소 선정했지만 관리 의무 없다?

  • 강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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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8-16 09:54:02

    역사적 가치가 있는 근대 건축물은 아직 꽤 많은 편이다. 서울시는 근대 건축물을 발 빠르게 시문화제로 지정해 보호 관리하고 있으며, 재개발에서도 살아남도록 철저히 지원, 보호하고 있다.

    용산구청은 지난해 3월부터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 설치 사업을 시작했다. 이에 맞춰 명소 100곳을 선정 안내판 설치와 탐방 코스를 개발하겠다고 예고했다.

    100선 안내판이 부착된 곳 중 손기정 선수가 살았던 서울 용산구 원효로의 손기정 선수 옛집을 찾아가 봤다. 안내판에는 ’손기정 선수 옛집‘으로 소개 돼 있으며 안내판 옆에는 긴 의자가 함께 설치 돼있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 83길 12에 위치한 -손기정 선수 옛집-모습. ©베타뉴스 ©

    ▲서울 용산구 원효로 83길 12에 위치한 -손기정 선수 옛집-모습고풍스러운 방 출입문모습 ©베타뉴스

    ▲서울 용산구 원효로 83길 12에 위치한 -손기정 선수 옛집-모습. 등기필증으로 손기정 옹께서 살았던 집을 확인했다. 이후 두번의 주인이 바뀐것도 확인했다. ©베타뉴스

    하지만, 현재 ‘손기정 선수 옛집’ 소유자A씨는 이미 지난해 말, 개인사정으로 처분하기 위해 부동산에 내놨다.
    그리고 시세에 맞는 가격을 제시한 구매자도 두 명이나 있었다고 한다.
    막상 ‘손기정 선수 옛집’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나타나자 집 소유자 A씨는 “건물을 부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팔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관할 구인 용산구청과 상담을 통해 “구청에서 손기정 옛집을 매입해 건물관리까지 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본지가 지난 10일 오후 4시께 용산구청과 통화한 내용이다.
    용산구청은 아직 100선 안내판 설치작업이 끝나지 않았으며 탐방 코스 역시 개발 중이라고 답했다.
    또한 손기정 선수 옛집에 대해서는 이미“몇 번 소유자 분과 이야기 해봤다.”고 말했으며 “용산구청의 옛집 구매에 대해서는 서로 가격차이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손기정 선수 옛집이라고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이 설치돼 있는 부분에 대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나? 라고 묻자 용산구청 관계자는 “아직 문화제로 지정되지 않았고 역사문화명소 100선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만리동 정영국가옥 입구 모습. ©베타뉴스

    ▲서울 중구 만리동 정영국가옥 내부 모습. ©베타뉴스

    반면에 ‘손기정 선수 옛집’과 건축양식이 닮아 있고 비슷한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서울 중구 ‘만리동 정영국 가옥’을 찾아가 봤다.
    ‘만리동 정영국 가옥’은 이미 2006년에 서울시 민속문화제로 지정돼있다.
    집 앞 안내판에는 전통 한옥과 근대 건축이 어우러진 과도기적 건축양식포함이라며 문화제 지정 이유가 설명돼 있다.
    ‘만리동 정영국 가옥’소유자는 문화제 지정으로 불편한 점도 있지만 가옥 보존을 위해 재개발을 피할 수 있었으며, 집수리에 대한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손기정 선수 옛집’은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한 손기정 옹께서 직접 세운 건물이다.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침울한 표정으로 시상대에 서있던 모습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후 낙담하지 않고 평생 국가를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다.

    A씨는 말한다. “평소 집 앞에 쓰레기 무단투기가 많았다. 안내판을 유심히 보는 사람도 없다. 긴 의자에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잠시 앉았다 갈뿐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손기정 선수 옛집’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주인이 두 번이나 바뀐 ‘손기정 선수 옛집’은 드라마 촬영지로 사용되고 ‘역사문화명소 100선’으로 지정됐지만 가옥 보존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근대 문화제 보존에 대한 의무를 서민에게 떠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부에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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