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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관세청, 전자씰 파손에도 무대책..불량장비 재사용 정황 나와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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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8-28 14:26:36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관세청이 보세운송 화물에 부착하는 전자씰(전자봉인)이 콘테이너 운송 중 파손돼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불량장비를 여러 번 재사용하는 등 전자씰 제도를 엉터리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관세청 유니패스 공개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이 전자씰 제도를 운영하면서 부당한 벌금을 부과하고 불량장비를 연거푸 사용하는 등 중대한 허점이 여럿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운송 중 전자씰이 파손돼도 제대로 된 출동시스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무단해제·훼손된 전자씰에 대해 35억의 벌금을 부과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는 법률이 아닌 지침에 따른 것으로 '법률예산주의'를 어긴 것이 확실시된다.

    더불어 통신불량 등으로 AS를 받아야 할 전자씰을 여러번 재사용했다는 자료도 나왔다. 또 관세청은 조달청을 통해 전자씰을 입찰하고서도 낙찰을 미뤄 이 사업을 접으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씰(전자봉인,e-seal)은 GPS 및 무선이동통신 모듈 등을 갖추고 시간 주기대로 위치와 봉인상태를 전송하는 세관봉인을 말한다. 전자씰 제도는 10여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도착보고 누락시 등 법률 근거가 미약한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보세운송 콘테이너를 통제하는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파손돼도 관세청 출동시스템 없어

    전자씰이 운송 중 파손돼도 이를 확인해 조치하는 출동시스템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령 부산항에서 부평까지 운송되는 콘테이너 전자씰이 중간지점인 모처에서 파손돼 수하물이 바꿔치기되거나 밀수를 한다해도 관세청이 즉시 조사에 나설 방도가 없는 것이다.

    전자씰은 운영지침 상 운송 콘테이너에 부착되고 난 후 도착지까지 해제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파손돼도 즉시 출동이 불가능하고 관할 구역이 따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다.

    25일 관세청 직원 A씨는 “(근무하면서 전자씰이 운송 중 파손되는 경우에도) 출동하는 전담반을 본 적이 없다. 정해진 관할구역도 없으며 휴일 출동은 당연히 없고 익일 경고사항을 확인할 뿐”이라며 “출동 기능이 없는 전자씰 운영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마련된 <GIS 화물감시종합망 운영관리에 관한 지침> 2장 ‘GIS 화물감시종합망 모니터링 및 상황조치’에 따르면 "세관 감시종합상황실로부터 통보받은 경보발생에 대한 상황조치는 업무담당부서에서 수행한다"고 돼 있으나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명확한 부서 구분도 없는 것.


    ◆훼손된 전자씰에 벌금 35억?

    <GIS 화물감시종합망 운영관리에 관한 지침>에는 컨테이너 무단개장 중 세관봉인(e-Seal) 무단해제 및 훼손을 하면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및 통고처분을 하게 돼 있다. 본지가 확인한 관세청 내부시스템 UNI-pass 자료에 따르면 전자씰이 훼손된 경우는 총 2159개 중 357개로 전체의 약 16%를 차지한다. 지침에 의하면 이 자료에 기초해 징수한 벌금은 35억 이상에 이른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이 지침에 따라 벌금을 부과했을 경우 법률에 존재하지 않는 벌금을 징수함으로서 '법률예산주의'를 어긴 것이 되며, 벌금을 부과하지 않았다면 관세청 공무원들의 '직무유기'가 된다.

    또한 파손된 전자씰 357개 제작비용 1억7000만원은 무의미하게 허비된 비용이 됐다.

    파손된 전자씰로 인해 운송콘테이너 안의 수하물이 밀수품으로 뒤바뀔 수 있어 이 지침은 상당히 예민한 조항이다. 전자씰 파손이 밀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 표1)하나의 전자씰이 여러번 AS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관세청 UNI-pass 사본©베타뉴스

    ◆제작된 전자씰보다 AS 갯수가 많아..통신불량 전자씰 재사용까지

    전자씰 제도가 시행된 10여년간 사용된 전자씰은 총 2159개이나 관세청 UNI-pass에 따르면 AS가 들어간 갯수는 제작 전자씰 갯수를 훨씬 상회하는 2975개였다. 이는 전자씰 1개가 여러번 AS에 들어갔으며 전자씰 장비가 얼마나 날림으로 제작됐는지 보여준다.

    표1을 참조하면 전자씰ID 1011번은 2011년 6월 21일 후크불량 및 파손으로 AS에 들어갔으나 2020년 7월 8일 외관손상으로 다시 AS를 신청했다. 1014번은 3회에 걸쳐 AS를 받았는데 2011년 텍트스위치 불량, 2016년 배터리불량, 2011년 후크불량 및 파손 등의 사유였다.

    전자씰 불량이 복합 발생한 AS 갯수는 총 1346개였다.

    ▲ 표2)불량 전자씰이 중복사용된 기록이 남아있는 관세청 UNI-pass 사본©베타뉴스

    또한 관세청 UNI-Pass 시스템에는 CDMA수신률저하(D)나 통신불량(E) 등 중대 결함 사유가 있는 전자씰을 수일간의 시차를 두고 중복 사용한 기록이 남아있다. (표2 참조)

    지난 6월 본지 단독보도(혈세 빠는 '전자씰?'..관세청, 십여년간 수십억 불법 과태료 추징 '논란')가 나간 후인 7월 이후에도 UNI-pass를 참조하면 전자씰ID 1133번은 중대 불량사유 E에 해당함에도 7월7일, 7월21일 양일간 사용됐다.

    또 ID 1140번은 불량사유 D,E에 해당함에도 7월2일, 7월7일, 7월20일 사흘간 재사용됐다.

    불량 전자씰 중 844개가 GPS수신률저하(통신불량) 등의 사유로 위치추적이 불가능한 경우였다.

    이렇게 불량 전자씰 재사용 횟수가 많은 것은 전자씰 갯수가 부족하거나 제작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다른 불량유형 구분은 각각 A는 봉인파손, B는 부착신호 누락, C는 해제신호 누락, F는 레버오류를 의미한다.

    하나의 전자씰이 오류가 나면 이를 고치거나 교체하지 않고 재사용해 전자씰 운영을 엉망으로 한 것이다.

    ▲관세청이 자리한 정부대전청사 전경 ©베타뉴스

    ◆전자씰 입찰 공고, 두 달째 유찰돼

    또한 관세청이 지난 6월19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린 전자씰 입찰은 2달이 되도록 유찰 상태에 있다. 지난 6월10일 본지 보도 이후 관세청은 전자씰 300개를 입찰에 붙였음에도 뚜렷한 이유없이 낙찰을 미루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관세청이 전자씰에 대해 본지 보도 등 부정적 의견이 나오자 전자씰 사업 자체를 폐기하거나 지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관세청은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지난 2014년 전자씰 100개, 2015년 140개, 2019년 330개를 발주해 제작업체를 선정했다. 그러나 2014년 이전 업체 뿐 아니라 신규입찰 당시 선정된 업체가 제작한 전자씰에서도 불량율이 높게 나타났다. 

    기술적 문제가 있는 불량장비를 납품하는 업체와 이를 구매·발주하는 관세청과의 관계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관세청은 본지 기사가 나간 직후인 지난 6월19일 300개를 발주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관세청 측은 26일 “1개 업체만 입찰해 1차례 유찰된 후 8월 들어 이 업체와 수의계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달청 나라장터에는 26일 오전 현재 관세청 전자봉인 입찰진행현황에 ‘유찰’이 표시돼 있어 관세청 답변과 일치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관세청 담당자가 (유찰을 하고도) 계약이 이뤄졌다고 잘못 알고 있거나 둘러대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A씨는 “관세청이 파손되고 오류난 전자봉인을 새로 제작하기는커녕 입찰도 제대로 하지 않아 이 사업을 지속할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100여억원의 혈세가 들어간 전자씰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것은 분명 관세청의 중대 과실"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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