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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3명중 1명 '코로나 블루' 경험…“나 때문에 가족 걸릴까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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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9-06 07:51:29

    성균관대 이동훈 교수, 600명 대상 설문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상생활의 제약이 커지면서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가 일부 소수만의 일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성균관대는 이 학교 교육학과 이동훈 교수는 최근 집필한 논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일반 대중의 두려움과 심리, 사회적 경험이 우울,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개인의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대구·경북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올해 4월 13∼21일 18세 이상 남녀 성인 600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 중 29.7%가 코로나19 기간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불안함을 느꼈다는 응답자는 절반 가까운 48.8%였다.

    논문은 "최근 중국에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관련 조사 결과 응답자의 16.0%가 우울, 28.8%가 불안을 경험한 것에 비춰보면 (국내) 일반 대중의 심리적 어려움의 수준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기간 두려움을 겪은 이유로는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가족에게 전염시킬까 봐 두렵다'는 응답이 96.0%로 가장 많았다.

    다른 주요 요인으로는 '코로나19의 실체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아서'(91.8%), '코로나19의 치료법이 없어서'(89.7%), '감염을 통제할 수 없어서'(89.0%), '이후 삶을 예측할 수 없어서'(79.3%) 등이 있었다.

    이 기간 개인의 삶의 질 수준에 대한 응답을 보면, 응답자의 49.3%가 자기 삶의 질을 나쁘다고 평가했다. 중간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39.8%였으며 좋다는 응답은 10.9%에 불과했다.

    논문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전염성 질환과 비교할 때 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 강력한 전염력과 빠른 전파속도'와 같은 특징이 감염 우려를 가중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유아 또는 고령자와 같이 감염에 취약한 연령층에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높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우울, 불안 등을 경험하면서 심리 건강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 및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77.2%, 심리상담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72.8%였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58.2%에 달했다.

    이동훈 교수는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면서 설문조사가 진행된 지난 4월보다 현시점 국민의 우울과 불안은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실제 병균을 소독하는 기술적 방역뿐 아니라 심리적 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한국심리학회가 발간하는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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