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2-23 17:36:43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고전한 가운데 삼성의 이건희 회장 별세, LG그룹의 계열분리,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 취임 등 굵직한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란 해석에서다.
2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과 SK, LG,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그룹이 총수의 신년사에 담을 세부 내용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홀로 서는 첫 해인 만큼 새해 첫 일정을 통해 '뉴삼성'으로의 변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8년 5월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가 됐지만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이 부회장은 지난해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고 새해에도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따로 신년사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시선에서다.
삼성은 지난 1월2일 준법감시위원회 구성 발표에 이어 이날 오후 이 부회장은 반도체 개발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잘못된 관행 및 사고를 과감히 폐기하겠다"고 강조했었다.
2015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졌던 해부터 삼성은 그룹 차원의 신년 하례식을 열지 않고 계열사별 시무식을 개최했다.
그룹 주력사인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시무식을 열고 대표이사 3인 중 선임인 김기남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내년 신년사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신년회를 개최한 SK는 새해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신년회를 열지 않고 최태원 SK 회장의 신년사만 사내 게시판 및 임직원 이메일 등을 통해 공유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은 최근 열린 한 포럼에서 ESG 관련 가치를 만들어낸 기업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ESG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 민간·공공 부문의 ESG 가치 창출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에 신년사에도 위기 극복을 위해 ESG 경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각 회사가 제시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한데 따라 새해엔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 재무제표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난 시장 신뢰 및 사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성장 전략으로 바꿔나갈 것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개최한 LG그룹은 내년에도 온라인으로 시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철학에 따라 오프라인 신년 행사 대신 디지털·온라인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이다.
최근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를 독립시킨 LG에너지솔루션 출범, 구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LG상사 등 일부 계열사의 계열 분리 등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LG그룹은 구 회장의 신년사에 전자·화학·통신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비전과 임직원의 분발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의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은 전 세계 임직원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코로나19 국면을 고려한 현대차그룹은 올해처럼 서울 양재동 본사 강당에서 직원들이 모인 신년회 대신 사내 방송 등의 형식으로 취임 후 첫 신년회를 맞는 정의선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새해 메시지를 통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수소연료, 로보틱스 사업 등에서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사고의 전환 주문 및 비전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정 회장이 강조한 신사업 육성, 미래 세대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기여 등에 대한 노력 당부와 내년을 전기차 원년으로 삼은 데다 최근 코나 전기차의 품질 문제 등이 제기된데 따른 품질 개선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베타뉴스 정순애 (jsa975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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