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2-24 01:24:43
상속세가 1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규모인데다 과도하게 높은 상속세 논란이 나오고 있어서다.
◆물려받은 상속세 얼마
2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분석 전문 CXO연구소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마감 후 이 회장의 주식 재산에 대한 상속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상속세는 11조36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고 이 전 회장의 주식분 상속세는 별세 시점인 지난 10월25일 전후 각 2개월씩 총 4개월간 시가 평균 주식평가액이 기준이 됨에따라 8월24일부터 12월22일까지 4개월간 평균 주식평가액을 산정해 집계한 결과다.
단 올해 10월25일은 주식거래 휴장일인 일요일이어서 10월23일이 주식평가액을 산정하는 기준일로 적용됐다.
고 이 전 회장은 별세 시점일 기준 삼성전자(2억4927만3200주, 4.18%), 삼성전자 우선주(61만9900주, 0.08%), 삼성생명(4151만9180주, 20.76%) 삼성물산(542만 5733주, 2.88%), 삼성SDS(9701주, 0.01%)의 주식 및 지분율을 보유, 이 주식들의 평가액은 총 18조9632억9949만 원으로 결정됐다.
이를 기준으로 최대주주 할증률 20%, 최고세율 50%, 자신 신고 공제율 3% 적용시 상속세는 약 11조400억원이며 용인 에버랜드 땅을 비롯해 서울 한남동 주택 등 부동산 외 개인자산을 포함하면 상속세는 12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상속세 재원 마련 시나리오
이같은 천문학적 규모로 인해 경영권 승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5년간 나눠 내는 연부연납제도 할용, 삼성SDS 매각,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증여 받는 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를 한번에 납부하기 어려워 연이자 1.8%를 적용받아 다음해 전체 상속세액의 6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을 우선 내고 나머지를 연부연납 허가일로부터 5년간 분할납부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오누이가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 납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0.7%, 삼성물산 17.33%, 삼성생명 0.06%, 삼성SDS 9.2%, 삼성화재 0.09%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삼성물산 5.55%, 삼성SDS 3.9%를, 어머니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0.91%(약 3조9000억원)를 보유중이다.
이 중 그룹의 지배구조 하단에 있고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우려 요인이 있던 삼성SDS의 오누이 지분(이 부회장 9.20%, 이부진 사장 및 이서현 이사장 각 3.90%)을 정리하면 약 2조3000억원에 이르러 일부 충당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증여받아 9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회사가 내게하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은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을 증여받으면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삼성물산의 지배력을 지키면서 유족들의 세 부담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삼성물산과 이 부회장에게 각각 법인세 및 일부 증여세가 발생한다.
현재 국정농단 사건 및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에 대해 재판 중인 이 부회장은 여당이 추진중인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 여부가 경영권 유지 및 지배구조에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이내로 규제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어서다.
이에 삼성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이 다음해 4월 말까지인 만큼 여러 대안을 놓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고 이 전 회장이 6년 넘게 투병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한 문제는 교통정리가 됐을 것으로 예상되며 상속으로 인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다 상속세 납부는
주요 그룹 상속 현황도 주목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상속세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으로 9215억원대에 대해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3년째 납부중이다.
지난 1월 별세한 신격호 명예회장으로부터 계열사 지분과 토지 등을 상속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약 4500억원을, 주주연합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그룹은 지난 2018년 고 조양호 회장 별세에 따라 물려받은 재산세에 대한 상속세 2700억원을 신고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재원 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 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지난 2006년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고 현물(주식)로 증여세를 납부하는 등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반면 이우현 OCI 부회장은 1900억원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 3대 주주로 내려앉는 등 상속세 부담으로 최대 주주 지위를 위협 당하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예상 상속세는 현대자동차그룹 2조7631억원, 한화(3037억원), GS(2135억원), 현대중공업(5623억원) 등이다.
◆상속세 논란 "세금폭탄 개편해야" vs "부 대물림·편법승계 원천차단해야"
삼성 등의 상속세가 알려지면서 과도하게 높은 세금폭탄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과 부의 대물림을 막고 편법 승계의 원천 차단을 위해 문제가 안된다는 주장이 맞서며 논란이다.
상속세는 .지난 1950년 이후 상속 세율이 인하되다가 2000년 45%에서 50%로 세율이 조정됐고 과세 표준도 50억원 초과에서 30억원 초과로 강화됐다.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율로 인해 회사 경영을 포기하는 기업인까지 나오고 선진국들도 최근 상속세율을 낮추는 경향이어서 세제를 개편,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상속세율 인하를 반대하는 여당 정치권은 상속세 인하에 대해 부의 대물림 및 편법 승계 원천 차단을 위한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베타뉴스 정순애 (jsa975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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