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17 18:44:45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손실액 규모가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의료 이용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손실로 이어졌다.
1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사 전체의 실손보험 발생손해액은 10조1,01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위험보험료는 7조7천709억원에 그쳐 보험사 손실액은 2조3,608억원에 달했다. 위험보험료는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가운데 사업운영비를 떼고 보험금 지급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위험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의 비율은 130.5%로 2019년(134.6%)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30%를 넘겼다. 사업운영비 몫까지 포함한 전체 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손해율이 위험손해율보다 통상 21∼22% 낮은 점을 고려하면 보험사가 계약자로부터 보험료 1만원을 받아 보험금과 운영비로 1만1천원가량을 지출했다는 얘기다.
2018년부터 3년간 실손보험에서 발생한 손실액은 총 6조1천억원이다. 전체 실손보험 가운데 손해보험 계약 비중이 82%이므로 지난해 전체 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약 3조원, 최근 3년간 손실액은 7조4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전체적인 의료 이용량이 감소해 손해율 개선을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그 영향이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실손보험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각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과 표준화 실손보험(2017년 3월까지 판매)을 각각 19.6%와 13.6% 올렸다.
삼성생명은 각각 18.5%와 12.0%를 인상했다. 3∼5년 주기의 갱신 시기가 도래한 고령층은 보험을 유지하려면 2∼3배로 오른 보험료를 내야 한다.
손실을 버티지 못한 소형 보험사는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고 대형보험사도 가입 문턱을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달부터 실손보험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이유는 적자가 나거나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상대적으로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이 낮다고는 해도 수익이 안 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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