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31 22:17:24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인텔이 새로운 프로세서를 제안했다. 바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로켓레이크)가 그것. 이미 모바일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제품군은 지난해에 우선 투입된 상황이지만, 데스크톱 프로세서 시장을 위한 차세대 프로세서는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이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담아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변화는 어디에 있고, 또 그 성능은 어느 수준일까? 차세대 프로세서 중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력 제품, 코어 i5-11400F를 통해 확인해 봤다. 현재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i3를 제외한 i5/i7/i9 라인업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코어 i5-11400F는 그 시작이 되는 제품으로 꼽힌다.
■ 비슷해 보여도 그렇지 않아, 11세대의 변화는 ‘아키텍처’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핵심은 ‘아키텍처’에 있다. 코드명은 기존과 같은 ‘~레이크’ 형태로 이어지지만, 속은 기존과 다른 변화를 품었다. 예로 기존 프로세서의 틀은 스카이레이크(Skylake) 마이크로아키텍처를 바탕으로 기능과 성능을 개선해 왔다면, 11세대에서는 코브(Cove) 마이크로 아키텍처가 적용되었다. 로켓레이크 프로세서에는 사이프레스 코브(Cypress Cove) 아키텍처가 쓰였다.
공정은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근간은 달라지면서 전반적인 클럭 당 처리 명령어(IPC)의 향상 및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AVX-512 명령어를 강화한 벡터 신경망 명령어(VNNI - Vector Neural Network Instruction)다. 인텔은 이를 딥러닝 부스트(Intel DL Boost)라 부르는데, 이를 활용하면 인공지능 관련 명령어 처리에 유리하다.
내부 통신 규격에도 변화가 생겼다.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플랫폼에 들어서 PCI-Express 4.0을 지원하게 되었으며, 메모리 대응 속도도 DDR4-3200MHz로 증가했다. 기존에는 일부 제품군에만 DDR4-2933MHz를 지원했고, 대부분은 DDR4-2666MHz에 대응해왔다. 내부 데이터 이동 속도가 빨라지니 그만큼 더 나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플랫폼은 유지된다. 이전 세대의 LGA 1200 소켓 방식을 쓰게 된 것이다. 이는 제한적이나마 이전 세대 칩셋 메인보드와의 활용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제대로 된 성능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Z590 칩셋 혹은 향후 출시될 인텔 5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인텔 코어 i5-11400F의 성능과 사양은?
달라진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이 중 주력 프로세서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코어 i5-11400F의 사양과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프로세서 정보 확인 및 일부 소프트웨어, 게임 등을 실행해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메인보드는 Z590 기반의 제품과 DDR4-3200MHz 메모리 등을 활용했다.
메인보드 - ASUS ROG MAXIMUS XIII HERO
메모리 – G.SKILL TRIDENT Z DDR4-3200(PC4-25600) 16GB (8GB x 2)
저장장치 - 마이크로닉스 WARP GX1 512GB
그래픽카드 –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Super
파워서플라이 –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M 700W
운영체제 - 윈도우 10 프로 64비트 (20H2 업데이트 적용)
드라이버 – 지포스 게임레디 461.92
CPU-Z를 실행해 코어 i5-11400F의 사양을 확인했다. 구체적인 부분을 보면 이렇다. 우선 프로세서는 6코어, 12스레드 구성을 따른다. 이는 이전 세대 코어 i5 프로세서와 동일한 부분. TDP는 65W로 이 역시 이전 세대들과 동일하다. 명령어 세트도 거의 비슷하지만, 이 중 AVX-512F 사양이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설정 배수는 최대 44로 4.4GHz까지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참고로 이 프로세서의 기본 작동속도는 2.6GHz다.
참고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제품은 F형으로 내장 그래픽이 포함되지 않은 사양을 제공한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개로 내장 그래픽이 필요한 소비자라면 일반형 프로세서(코어 i5-11400)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 CPU-Z 벤치마크 테스트
먼저 CPU-Z 내에 있는 프로세서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다. 비교군으로는 비슷한 구성(6코어, 12스레드)으로 제공되는 인텔 코어 i7-8700K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확인해보니 싱글 스레드로는 580.7점, 멀티스레드는 4351.6점을 기록했다. 3세대 이전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싱글에서 30점, 멀티에서 650점 이상 차이를 보인다.
이전 세대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적어도 2~3세대 이전 세대 코어 i5~i7 프로세서를 사용하다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다면 코어 i5-11400F도 적절한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코로나 1.3 렌더링 벤치마크
이번에는 프로세서 자체의 처리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코로나 1.3 벤치마크를 실행했다. 3D 렌더링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실행한 결과, 2분 19초가 소요됐다. 처리량은 3.5MRays/s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 동급 코어 프로세서(약 2분 30초)와 비교한다면 나아진 성능을 보인다. 상대적으로 낮은 작동속도에서도 성능 향상이 있다는 것은 아키텍처의 변화가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 파크라이 5 게이밍 성능 테스트
이제 게이밍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파크라이 5를 실행했다. 최대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 하에서 그래픽 옵션은 모두 최대로 설정했다. 수직동기화와 프레임 잠금 등의 설정은 사용하지 않았다. 테스트한 결과, 평균 126 프레임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최소 88 프레임, 최대 프레임은 169였다. 그래픽카드와의 궁합만 맞는다면 게임에 몰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체르노빌라이트 게이밍 성능 테스트
1인칭 슈터 게임인 체르노빌라이트의 실행 성능을 확인해봤다. 파크라이 5와 마찬가지로 풀HD 해상도에 그래픽 설정은 울트라 일괄 설정이 적용되어 있다. 게임을 실행한 결과, 평균 97.2 프레임을 보여줬다. 이 역시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는데 무리 없는 수치다. 이어 최저 51.69 프레임, 최대 184.5 프레임을 기록했다. 게임 성능을 가늠하는 1% 프레임 수치는 51.35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성능은 아쉬움이 없는 가운데, 안정적인 게임 프레임을 유지하려면(최저 및 1%) 그래픽 옵션을 타협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해상도 게이밍을 즐기려는 소비자라면 어느 정도 사양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은 성능의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 레드 데드 리뎀션 2 게이밍 성능 테스트
오픈월드 게임인 레드 데드 리뎀션 2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게임은 광활한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어 구동 사양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성능 측정을 위해 해상도는 풀HD, 그래픽은 가장 높은 설정을 일괄 적용했다. 테스트한 결과, 평균 85.4 프레임으로 초당 60 프레임 이상 보여준다. 최소 프레임은 50.5, 최대 프레임은 113.9다. 프로세서 특성을 고려하면 수긍이 되는 성능이라 하겠다.
■ 새로운 가성비 프로세서로 자리매김할까?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중 중추 역할을 담당할 코어 i5-11400F. 기존과 동일한 6코어, 12스레드 구성이지만, 균형 잡힌 모습과 변화한 아키텍처를 등에 업고 이뤄낸 탄탄한 성능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F형 프로세서로 내장 그래픽 처리장치가 없는 대신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해 구매 부담이 낮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 라인업은 중급 게이밍 프로세서로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아왔다. 이전 세대도 그랬듯 11세대 또한 마찬가지로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인기몰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이전 세대보다는 8~9세대 혹은 그 이전 코어 i3 혹은 i5 프로세서를 쓰던 소비자가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신규 구매하는 경우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 될 것이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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