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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먹은 물고기 누가 먹겠노”···기장군 어민들, “안전성 증명한 뒤 방류하라”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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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4-23 17:16:43

    ▲ 기장군 신암어촌계 해녀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규탄하는 해상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제공=기장군)

    어촌계 관계자들, "해양방류 결정 철회 촉구 위한 시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
    이달 초 후쿠시마현 앞바다서 잡힌 물고기서 기준치 넘는 방사성 물질 검출

    [기장 베타뉴스=정하균 기자] "오염수 먹은 물고기 누가 먹겠노...일본 총리가 먼저 드시고 방류해라"

    기장군 어민 김아무개씨가 23일 기장 대변항 멸치광장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철회' 현장에서 외친 말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장수산업협동조합이 주최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철회를 위한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기장수협 직원, 어업인 99인이 참여해 일본의 일방적인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을 규탄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수산업계에선 수산물 안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국내 소비가 크게 줄어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 자명한 만큼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장 수협 직원 A씨는 "오염수를 먹은 물고기가 한국 해안에서 잡히면 우리 입장에선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지만 집회 소식을 접한 많은 어업인과 시민들이 집회 인원 제한으로 직접 참석할 수 없어 대변항을 방문해 집회를 지켜보며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멸치광장 집회에 참여한 한 어업인은 "이 같은 행위는 소리 없는 핵전쟁이다. 총칼을 들지 않았다지만 전 세계인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는 행위이다. 오염수를 섭취한 해양생물들이 먹이사슬을 통해 생물농축이 일어나면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수산물에는 상당한 방사능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분노했다.

    시위에 참여한 어촌계 관계자들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는 우리나라 수산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줄뿐만 아니라 바다를 매개체로 전세계에 확산돼 코로나19보다 더 크나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기장군 어업인들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철회 촉구를 위한 시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국내 뿐만아니라 미국 일부 지역에서도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알라스카 공영매체 AK에 따르면 알라스카주 환경당국은 19일 앵커리지의 주립 연구소에서 해산물에 대한 방사선 검사를 확대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매체는 이를 2011년 일본 해안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붕괴 때문이라면서 "그로 인해 태평양의 해산물 안전에 대해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근 일본 정부이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알라스카 해산물 산업은 수십 억 달러 규모"라고 전했다. 오염수 방류가 알라스카 대표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달 초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힌 물고기에서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NHK와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 앞바다 수심 37m 수역에서 잡힌 조피볼락에서 1kg당 270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세슘)이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인 1kg당 100베크렐(㏃)을 2.7배 초과한 것이다.

    두 달 전에도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방사성 기준치를 초과하는 같은 어종의 물고기가 잡혔다. 지난 2월22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조피볼락에서 기준치를 5배 넘는 1㎏당 500㏃의 세슘이 검출됐으나 당시 후쿠시마는 출하를 제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뉴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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