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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진성 커피베이 대표 "가맹점과 본사는 하나…점주들이 잘돼야"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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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6-09 09:55:22

    ▲ 커피베이 백진성 대표. © 베타뉴스

    "가맹점과 본사는 하나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커피베이의 백진성 대표가 인터뷰 내내 줄곧 강조하던 단어다.

    커피베이는 지난 2018년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주연 배우 손예진이 슈퍼바이저로 재직해있던 회사로 노출되면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사실 설립된 지 10년도 넘은 토종 브랜드다.

    커피베이는 2010년 12월 평택 서문점을 시작해 지난해 기준 약 600개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가 됐다.

    눈에 띄는 건 코로나19 사태의 커피베이. 사회적 거리두기, 임시휴업으로 폐업이 속출하는 등 카페 업계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커피베이는 달랐다.코로나19에 맞춰 배달서비스를 강화하여 배달 매출을 높인 것이다.

    또, 코로나의 위기로 인해 지난해 커피전문점의 폐업률은 11.6%, 특히 동네 카페 폐업률 비중은 94.1%에 달했다.

    그러나 커피베이는 드라마 PPL 등의 마케팅과 함께 신메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매장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백 대표는 이 같은 성장의 근간에 `가맹점과 본사는 하나`라는 경영철학을 꼽는다. 실제로 커피베이는 가맹점에 대한 지원으로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 트렌드` 보다는 `가맹점의 이익`, `가맹점주의 편의`, `가맹점주를 위한 본사의 역할`, `가맹점주에 대한 지원 및 투자`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가맹점과 본사는 하나`란 경영철학은 과연 어디에서 나왔으며 구체적인 실천 목표는 무엇일까. 지난 1일 서울 금천구 소재 커피베이 본사에서 백 대표에게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백 대표와의 일문일답.

    =코로나19로 커피업계는 물론 유통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커피베이 분위기는 어떤지 알고 싶다.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커피베이 가맹본부를 비롯해 모든 카페, 외식업계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 때일수록 가맹점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가맹점주님들의 짐을 최우선으로 덜어주기 위해 본사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가장 큰 변화인 ‘외식 문화’를 파악해 최근에 `배달 서비스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배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 맞춰 배달에 적합하고 품질도 뛰어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집콕족과 홈피스족이 늘어난 시대를 반영해 간편하게 한 끼 식사로 즐길 수 있는 에그 샌드위치, 크로플, 새로 단장한 카야토스트 등의 다양한 메뉴를 빠르게 도입해 가맹점의 배달 매출을 높일 수 있었다. 또한, 배달 앱에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할인 쿠폰 프로모션도 실시 중이다.

    이 외에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본사 주도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는 유명 모델을 기용하여 TV CF를 진행했고 올해도 인기 드라마 SBS `펜트하우스2`를 제작 지원해 가맹점 매출을 올렸다. 이 모든 마케팅 비용은 본사가 100% 부담해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이긴 하지만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가맹점이 버텨낼 수 있도록 최대한 돕고 있다.

    = 코로나19와 관련해 가맹점에 많은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

    - 코로나19 초기 단계부터 3차에 걸쳐 가맹점 지원 활동을 진행했다. 일차적으로는 원부자재에 대한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물류대금을 최대 35% 인하함과 동시에 초기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됐던 대구, 경북지역 가맹점에 원두를 지원했다.

    이어 2차 지원으로 배달 서비스가 증가하는 상황에 맞게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배달 앱 이용료와 함께 배달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포장 패키지를 지원하는 활동을 펼쳤다. 3차로는 각 가맹점의 위생 안전을 높이기 위해 간판과 유리, 어닝을 포함한 내 외부 살균 청소 지원과 함께 매장에 비치 가능한 위생키트를 제공해드린 `클린 베이, 클린 데이` 캠페인을 진행했다. 시의성을 반영해 지원 활동들을 이어간 결과 장기적이면서 가맹점에 실제 유효한 지원책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돼 프랜차이즈 수준 평가 1등급을 받기도 했다.

    커피베이 경영 철학이 `가맹점과 본사는 하나다`이다. 이는 처음 설립 당시에도 마찬가지고 앞으로도 지켜야 할 경영철학이다. 가맹점주님들과 상생할 방법에 대해서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가맹점 운영에 실질적 도움이 될 방법을 지속해서 찾아 나갈 것이다.

    ▲ 백진성 커피베이 대표. © 베타뉴스

    =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경영상의 이슈는 무엇인가.

    -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는 `ESG 경영(환경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이다. 사회공헌활동은 예전부터 꾸준히 실천해왔고, 최근 환경 보호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커지면서 커피베이도 이를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환경을 필수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필 환경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테이크아웃과 배달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고, 발맞춰 플라스틱 일회용품도 그 사용량이 폭증했다. 커피베이도 이에 대한 심각성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에 십분 공감하고, 현재 환경부와 ‘1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관련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친환경 관련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중이다. 또 본사 사무실 내 텀블러 사용을 의무화하고, 배달 패키지도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봉투를 전 가맹점에 도입한 상태다. (커피베이는 지난 2019년 NO플라스틱을 선언한 `고, 그린(Go Green)`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조금 불편하고 비용이 수반되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ESG경영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커피베이의 장기적인 비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가맹점과 본사는 하나다`라는 경영 철학을 계속 강조하는데 이를 ESG경영에 어떻게 접목하고 있나.

    - 가맹점과의 상생을 유지하는 동시에 ESG 경영을 확대해나가기 위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사회 공헌’이다. 커피베이 본사의 이익만을 생각해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면 지금의 커피베이는 없었을 것이다.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지역 사회에 힘이 되는 기업이 되는 것이 곧 가맹점과 점주님을 위한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나 혼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커피베이 본사 혼자’만 생각하고 진행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수많은 협력사의 도움도 중요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기업 활동을 하게 해주는 지역·관계 기관의 도움도 중요하며, 커피베이의 이름을 걸고 열심히 뛰어주는 우리 가맹점주들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이런 다양한 사회적 관계들 속에서 받은 도움에 보답할 방법은 사회 공헌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기회가 되는 대로 커피베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지속해왔다. (실제로 커피베이는 지난 2018년부터 ESG경영을 강조해왔고, 그 목적으로 ▲소방청과 합작해 진행한 `소방 안전 캠페인` ▲경기도와 함께한 `청년 자살 예방 캠페인` ▲ 서울 경찰청과 `교통 안전 캠페인` 등을 진행했다)

    또한 ‘윤리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가맹점주님들이 대표인 나에게 다이렉트로 의견을 보낼 수 있는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과의 관계를 투명하게 하고, 가맹점주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고칠 것은 고치고 본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정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커피베이 가맹점주님들에게 항상 열려있다.

    가맹점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점주의 이익이 상승하면 회사의 매출도 같이 상승해서 함께 발전하는 그런 프랜차이즈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싶고, 그 이념이 반영된 것이 `가맹점과 본사는 하나다`라는 경영 철학이다.

    =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앞으로 우리는 코로나19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커피베이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을 대비해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은 대중화됐지만, 커피베이는 키오스크 기계를 일찌감치 테스트해 비대면 주문 방식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커피베이 가산직영점과 홈플러스 간석점에 자동으로 메뉴를 제조해주는 ‘로봇 바리스타’를 설치해 테스트 중에 있다. 로봇 외에도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한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하고, 이를 안전하게 가맹점에 안착시킬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 프랜차이즈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지.

    -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며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다. 다른 사업분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부실하게 경영되고 있던 곳들의 상당수가 문을 닫고 있다. 업계 전체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옥석이 가려졌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표에 따르면 신규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외식업계 안을 살펴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가성비`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가 대세인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고객들이 무조건 저렴한 것을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고 느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는 무조건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보다는 중저가의 합리적인 제품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본다.

    또한, 메뉴나 서비스 품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기업의 윤리적인 부분이 충족돼야 한다.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커피베이 또한 매장을 찾아온 고객분들이 맛있는 메뉴와 함께 쾌적하고 편안한 시간을 만드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모범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이 고민해 나갈 것이다.

    = 윤리적인 부분을 언급해서 물어본다. 사실 프랜차이즈 하면 본사의 갑질 이슈는 끊이지 않고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커피베이는 최근 논란이 되는 이 같은 이슈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현장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특히 가맹점주님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점주님들이 매장 오픈 전 본사에서 교육을 받으실 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다. 매장을 운영하기 전에 걱정하고 있는 부분, 앞으로 매장을 꾸려나갈 때 우려되는 점 등 현실적인 고민을 듣고 본사 차원에서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매번 고민하고, 관련 부서와 방법을 논의하고 있으며, 점주님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내가 직접 피드백을 해드리기도 한다. 앞으로도 점주님들의 의견을 듣고, 매장 운영에 실질적 도움이 될 방법을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 커피베이의 가맹점 수 증가에 따라 현재 업계에서 중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

    - 커피베이뿐 아니라 타 카페 프랜차이즈, 개인 카페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 요소는 ‘메뉴 구성’일 것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빠른 시간 안에 맛있는 메뉴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보통 ‘기성 유통 상품’을 사용하고, 따라서 대부분 카페에서 비슷한 메뉴를 선보이게 된다.
    이와 차별화될 수 있도록 커피베이는 브랜드 색을 입힌 ‘프리미엄’ 메뉴를 강화하고 있고, 이것이 커피베이의 강점이 되고 있다. 타 매장과 비슷한 맛을 내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제조 상품’들을 강화해 같은 재료를 사용했더라도 타사와 차별화된 맛을 구현하는 것이다.

    물론 제조 상품은 기성품보다 손이 많이 가기에 조금 불편한 점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메뉴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퀄리티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 ‘제조상품의 추가’라는 것이 말은 간단하지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 맞다. 제조 상품이기 때문에 점주님들이 직접 메뉴를 만들어내야 한다. 커피베이 본사 R&D실에서 개발한 메뉴 그대로의 맛을 동일하게 고객님들께 선보이기 위해서 최대한 디테일한 레시피를 점주님들께 전달하고, 교육을 시행한다.
    이렇게 배우고, 만드는 노력이 필요함에도 점주님들이 제조 상품을 도입하실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커피베이는 자재 가격 할인, 마진 확보 등을 위한 투자를 병행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점주님들과 고객분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커피베이 본사 제조상품 연구실 모습. © 베타뉴스.

    =`펜트하우스2`에서 나온 커피베이 상품이 눈길을 끌었는데 매출 상승은 어느 정도였나.

    - ‘펜트하우스2’ 9회에 오윤희(유진), 주석경(한지현)이 커피베이의 ‘딸기 뿅뿅 프라노베’, ‘슈크림 뿅뿅 프라노베’, ‘리얼 딸기 주스’를 식음하는 장면이 노출된 직후, 가맹점에서 딸기 메뉴가 매진 행렬을 보였을 만큼 판매량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판매 향상과 함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연일 커피베이가 큰 화제를 모았다. 이렇게 커피베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커피베이 공식 홈페이지는 갑작스럽게 많은 접속자로 인해 일시적으로 마비됐을 만큼 펜트하우스의 커피베이 딸기 메뉴 노출씬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계획을 듣고 싶다.

    - 2020년도는 필리핀 가맹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라는 큰 변수가 생겨 현지 매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업무 비중을 높였다. 그리고 현지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예상보다 높은 실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사업 자체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기회의 땅이 된 것도 맞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기회를 보고 어느 시점에는 과감하게 투자해 선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앞으로의 목표는.

    - 지금은 코로나19로 해외 사업 확대에 어려움이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대한민국 대표 카페이자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에서 ‘프랜차이즈’라는 비즈니스 자체에 매력을 느껴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만 머무는 브랜드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끔 하고 싶다.
    한류 열풍의 흐름을 타고, 필리핀 매장을 기반으로 하여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그리고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는 커피베이를 만들 것이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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