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7-21 17:07:16
[베타뉴스=이슬비 기자] 다음달 1일부터 라면, 과자, 우유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이 대폭 인상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오뚜기는 다음달 자사 주요 라면 60여개의 가격을 평균 약 12% 인상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라면의 가격이 오른 건 13년만이다.
오뚜기에 따르면 대표 제품인 진라면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오른다.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라면 값을 인상한 이유에 대해 오뚜기는 원재료값, 물류비, 인건비 등 전반적인 라면 생산비의 상승을 언급했다. 오뚜기가 라면 하나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60% 가까이 된다. 13년 간 라면 원재료값과 인건비, 물류 비용 등이 인상하면서 더이상 감당이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고 오뚜기 관계자는 전했다.
라면 원재료인 소맥과 팜유의 국제 가격은 13년 간 꾸준히 오르다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인상됐다. 지난해 가뭄·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미국, 브라질 등 주요 농산물 생산국의 수확이 부진하던 중 각국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세계 주요국의 곡물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 따르면 5월 기준 소맥 선물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t당 40% 가량 올랐다. 말레이시아증권거래소(MDEX) 기준 팜유 값은 같은 기간에 t당 2배로 뛰었다.
물류비와 인건비에 상승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포장재나 물류비 등에서 원가를 아낄 수 있도록 설비 차원에서 투자를 꾸준히했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부담이 지속됐다"며 "인건비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인한 부담을 감내하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비자 물가지수 식료품과 음료 분야 133개 품목 가운데 라면은 11번째로 가중치가 높은 식품이다. 또한 2017년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20대 대학생 및 직장인 4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91.8%가 "주로 혼밥을 한다"고 답했는데 이 중 가장 많이 선택하는 메뉴는 라면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중성이 높은 식품이라는 상징이 있는 라면의 가격이 올라간다면, 식료품의 전반적인 물가 또한 올라 소비자의 가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짐작된다.
제과업계도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태제과도 다음달 과자 5개 가격을 평균 10.8%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이후 8년 만에 값을 올린다. 업체에 따르면 ▲‘홈런볼’과 ‘버터링’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아이비’는 4,000원에서 4,500원으로 12.5% ▲‘에이스’는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맛동산'은 3,000원에서 3,200원으로 6.7% 인상한다.
지난 2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유 원유 가격도 다음달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 인상한다.
업계에서는 우유뿐만 아니라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커피, 빵 등 관련 제품값의 도미노 인상 가능성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원유 가격이 4원 오르자 가공유 업계는 우유 소비자 가격을 전격 인상에 나섰고, 이어 커피전문점, 제빵 프랜차이즈 등도 줄줄이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베타뉴스 이슬비 기자 (lsb618@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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