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기자 시각] 남혐 논란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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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8-04 18:00:40

    지난 5월3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GS25가 남혐논란 디자이너를 징계했다. (이미지=언합뉴스TV 캡쳐)

    [베타뉴스=박영신 기자] 최근 식음료업계를 비롯한 유통가가 남성 혐오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기업들은 남혐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 혹시라도 소비자들에게 남혐 기업으로 낙인 찍힐까 잔뜩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GS25가 쏘아올린 남혐 논란은 엄지와 검지로 무언가를 집는 듯한 손가락 모양이 한국 남성의 성기의 길이가 짧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데서 비롯됐다. 2017년 폐쇄된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한국 남성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이미지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최근 스타벅스RTD는 커피 홍보이미지에 대해 남혐 논란이 일자 즉시 사과하고 해당 이미지를 삭제했다.

    스타벅스RTD 관계자는 “해당 이미지는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모래 위 커피를 잡는 손 그림자 모양을 표현했을 뿐 디자인 제작 과정에서 남혐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닭가슴살 플랫폼 랭킹닭도 ‘잇메이트 닭가슴살 소시지 청양고추 맛’ 포장지에서 ‘고추 맛’ 글자 위에 그려진 손모양 때문에 제기된 남혐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랭킹닭컴은 “패키지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는 고객 의견에 충분히 공감한다. 회사 내부에서 제대로 관리·감독 못 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물론 해당 기업에 실제로 남혐 의도가 있었다면 그 기업은 인권의 가치를 무시하고 양성평등 문화를 저해하는 기업으로서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남성을 혐오하는 것을 표현하려 했거나 폄훼하는 의도가 없는데도 단지 홍보물 등에 남혐 논란을 유발한 손가락 모양을 넣었다는 이유 만으로 무조건 남혐 프레임을 씌워서 남혐 기업으로 몰아세우고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러한 편견 어린 ‘마녀사냥’으로 인해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최근 인권 환경 등 가치를 수호하는 ‘가치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도 ‘이미지 관리’에 잔뜩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러한 트렌드를 악용해 정당한 이유 없이 기업들을 남혐 논란으로 몰아세우기 하는 것은 블랙컨슈머보다 더 악질적인 소비 행태일 뿐이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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