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8-27 17:05:29
[베타뉴스=이슬비 기자] 일부 의류업체들이 '패스트패션'에 반대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은 최신 유행하는 의류를 짧은 주기로 생산해 판매하는 패션 업종이다. 패스트패션은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의 저가 의류를 대량 생산해 판매하고, 유행이 끝나면 바로 폐기하는 시스템이다.
빠르게 생산되고 빠르게 버려지는 패스트패션 의류는 오늘날 패션 산업이 석유 다음으로 환경에 치명적인 오염원이 되었다. 맥킨지 보고서 등에 따르면, 세계에서는 매년 1,000억벌 이상의 의류가 만들어진다. 매년 생산된 6,000만 톤의 옷과 신발 중 70%는 버려진다. 패스트패션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요 요소는 수질오염, 대기오염 등이 있다.
예를들어 청바지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7,000~11,000L의 물이, 티셔츠 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2,700L의 물이 필요하다. 티셔츠의 주재료인 면화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농약의 10%가 투입된다. 패스트패션은 전세계 폐수 배출량의 20%를 차지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물 사용량이 많은 사업이다.
대기오염도 만만치 않다. 의류산업 전반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배출량은 연간 120억톤으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 수준이다. 지난 2018년 프랑스자연환경연합이 환경에 섬유산업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의류 제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이 항공기와 선박의 것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패스트패션은 이외에도 미세 플라스틱, 노동자의 인권문제 등의 사회적 문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패스트패션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원인은 낮은 품질이다. 제품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질 낮은 섬유와 값싼 노동력을 사용하고, 유행이 지난 옷은 폐기처분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자원이 낭비될 뿐만 아니라 의류 제조, 관리, 폐기하는 과정에서 쓰레기와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고, 각종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것이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패스트패션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9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그레타 툰베리는 트위터에 "패션 업계는 기후와 생태계 위기를 크게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패스트 패션 업계의 의류를 산다면 계속해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도록 기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패스트패션에서 벗어나 친환경적, 윤리적 패션을 추구하자는 의미의 '슬로우패션'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슬로우패션 브랜드로는 파타고니아가 있다. 파타고니아는 지난 3월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라는 이름의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했다. 파타고니아는 캠페인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오는 2025년을 목표로 모든 생산 제품을 재활용 소재 또는 재생 가능한 소재로 만들고, 공정 무역 봉제 비율을 기존 83%에서 더 확대하는 등의 계획을 구상했다.
파타고니아는 모든 면 소재에 사용하는 원료를 100%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지난 1993년 아웃도어 브랜드 최초로 재활용 가능한 원단을 사용했고, 현재는 전체 사용 원단 중 68%가 해당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마케팅 담당자는 “전 세계적으로 의류 산업이 초래한 기후 위기에 당면해 있는 가운데, 이 사안(환경오염 이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기업들은 이를 외면할 수 없고 그로 인한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인지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SPA 브랜드 H&M은 지난 2020년 친환경 소재와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컨셔스 익스클루시브'(Conscious Exclusive)라인을 출시했다. 당해 FW 시즌에는 농작 폐기물에서 탄생한 천연섬유, 지속가능한 목재 펄프로 제작된 직물 등이 사용됐다.
H&M 관계자는 "쉽게 버려지는 것들을 가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는 제품들로 재탄생시켜서 폐기물의 잠재력을 깨닫게 하고, 물건을 재사용하는 것에 대해 창조적인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베타뉴스 이슬비 기자 (lsb618@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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