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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음주운전' 野 서초구의원, 술자리에 서초구청 공무원 동석 '의혹'..與도 은폐 '동조'?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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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2-07-31 01:29:23

    ▲ 서초구의회 및 서초구청 전경 ©베타뉴스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모 서초구의회 의원이 최근 대낮에 음주운전을 하고 적발된 정황이 알려져 서초 지역은 물론 민주당에 파문이 일고 있다.

    게다가 A의원의 ‘대낮 음주’ 자리에는 의정활동을 함께 하는 서초구의회 여야 의원들은 물론 집행부인 서초구청 공무원들이 함께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문제의 심각성은 일파만파로 번지는 모양새다.

    A의원은 지난 21일 오후 관악구 봉천동에서 음주 운전으로 적발돼 현재 경찰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서초구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모 상임위원회 소속인 A의원은 지난 21일 임시회 후 상임위 소속 위원들과 점심 식사 자리를 했으며,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술을 겸한 점심 식사 후 A의원은 자신의 의정연구실로 돌아와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의회를 나섰으며, 자신의 차를 운전하고 가던 중 갈지자로 비틀대며 운전을 해 이를 목격한 다른 운전자들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당시 A의원의 혈중 알콜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A의원의 지역구에 거주하는 한 유권자는 A의원의 성품은 물론 지역 정치활동에 대해 주민들이 알고 있는 바가 전혀 없다며 “초선인 A의원은 지역에서도 전혀 활동이 없던 인물로 6.1 지선 직전 갑자기 민주당 후보로 공천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A의원이 갑자기 공천된 데에는 민주당 지역위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서초구의회 관계자는 “A의원과 지역위원장의 모종의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A의원을 공천한 당사자로 지목된 민주당 전 지역위원장은 공천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또한 기자가 당사자인 A의원으로부터 '대낮 음주운전' 및 공천 배경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 7월 13일부터 이 지역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익표 국회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A의원의 징계에 대해 “지역위원장은 구의원에 대해 징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현재 이 사안은 민주당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후 중앙당 윤리위에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집행부인 서초구청 공무원들이 21일의 ‘대낮 음주’ 식사에 동석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30일 <베타뉴스>와의 통화에서 “A의원의 음주운전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이날 집행부 공무원들도 자리했다는 얘기는 사실 확인을 해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A의원이 소속된 상임위의 한 위원은 의원들이 함께 식사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공무원들의 동석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집행부 공무원들이 같이 있을 이유가 뭐가 있냐”며 반문하며 동석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또 다른 상임위원은 “A의원이 어디서 혼자 술을 먹고 음주운전을 했나 보다. (의원들과) 같이 술 자리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술을 겸한 21일 식사 자리에 여야 의원들과 구청 공무원들이 함께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이 주축이 된 서초구의회는 물론 구청 차원에서도 이 사건을 덮어 유야무야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은 새로운 당대표 선출 등 당 현안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을 공론화시키지 않다가 당대표 선거가 끝나면 제명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어 “구청 공무원들이 (점심 술자리에) 같이 있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서초구청 윗선에서도 이 사건이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한 주민은 “지역에서 서초구청장 출신인 국민의힘 박성중 당협위원장(서울시당 위원장)과 조은희 국회의원의 입김이 센 만큼 경찰 수사에 있어서도 공론화되지 않도록 두 의원이 압력을 행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서초구의회 관계자는 "앞으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야 A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의회 차원의 징계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초지역 한 민주당 관계자는 A의원과 관련 "험지에서 무투표로 당선됐으면 분골쇄신해 당과 주민에게 보답해도 모자랄 판에 한달도 안돼 긴장을 풀고 대낮에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한 서초구민은 “주민에게 봉사한다며 생활정치에 나선 초선 구의원이 임기 시작부터 이런 말썽을 부려 서초구민이자 지역구 유권자를 기만하고 있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초구의회와 민주당 차원에서 철저한 대응과 질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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