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독립유공자 여러분

최광열 회장님을 비롯한 광복회 회원 여러분

국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유공자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광복 후 전쟁의 폐허와 군부독재를 극복하고, 일상의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광복 77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항일독립운동의 역사적 전통을 더욱 더 계승하는 ‘균형발전 기회도시 광주’의 다짐을 여러분과 함께 다시 한번 결의해봅니다.

여러분이 지금 계신 이곳은 일제강점기 문을 연 극장 가운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단관극장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바로 그‘광주극장’입니다.

국민의 자본과 힘으로 세운 광주극장은 단순히 영화만 상영한 것이 아니라 연극과 리사이틀, 해방축하 대공연이 어우러진‘복합 문화 공간’이자, 전남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및 광주청년단 결성식이 열렸던‘결사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백범 김구 선생께서‘삼균주의(三均主義)’로 정신무장을 하자고 역설하셨던‘교육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77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이곳 광주극장에서 하게 되어 무한한 자긍을 느끼며, 오늘 대통령 표창을 받으신 다섯 분의 독립유공자와 나라 사랑을 몸소 실천해주신 세 분의 광복회 회원께 다시 한번 시민을 대표해 존경과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1933년 이곳 광주극장을 설립한 유은 최선진 선생님의 후손이신 최용선 대표님, 김기리 회장님까지 자리 함께해주셔서 무엇보다 더 큰 의미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독립유공자 여러분!

지난해 문재인 정부는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안장되어 있는 ‘봉오동 전투·청산리 대첩’의 항일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는 역사적인 결단을 내린 바 있습니다.

신분 차별과 빈곤에서 비롯된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포를 잘 다뤘던 재능을 오로지 조국 광복에 쏟아 부었던 홍범도 장군의 정신이야말로 뜨거운 애국·애민의 정신입니다.

그 뜨거운 정신을 광산구 고려인 마을에 추진되고 있는 ‘홍범도 장군의 공간’을 통해 온전히 계승할 수 있도록 광주가 더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말씀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광주는 국내 최대 항일 독립운동 전진기지였습니다.

호남의병기념관이 건립될‘어등산’일대는 ‘호남창의회맹소’기삼연과 김태원 선봉장의 치열한 전장이었고, 조선 수탈의 첨병이었던 호남 주재 일본 관할서들은 선봉장들의 활약으로 하루도 편히 다리를 뻗고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1909년에 이르러서는 전투 횟수가 무려 전국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 바로 호남이고 광주였습니다.

호남의병을 방치해서는 한반도를 식민지화 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으로서는 분명한 일이었으며, 이것이 바로 일본 최정예 부대까지 투입하게 된‘남한 대토벌 작전’의 중차대한 이유였습니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너를 두고 나는 간다
나 간다고 설워마라
나의 사랑 한반도야

선열들은 호남에서 후퇴하면 나라를 빼앗긴다는 각오로 끝까지 저항했으나, 결국 1만 8천명에 가까운 큰 희생으로 국내 최대의 항일 근거지를 상실했고,

이 땅에서 일본을 반드시 몰아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거국가’를 함께 부르며 눈물을 머금고 만주로, 연해주로, 또 상하이로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국권을 회복하기 위한 선열들의 투쟁은 결코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침체기에 들어선 독립운동에 저항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곳도, 바로 광주였습니다.

1929년 광주항일학생운동은 3·1운동 이후 국내 최대의 독립운동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어, 신간회 등의 여러 사회단체가 대단결을 이룬 독립운동사의 빛나는 업적입니다.

이처럼 광주 항일 운동은 점에서 선, 선에서 면으로 시기와 상황에 맞춰 전술적으로 전개되었고, 그 정신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까지 계승되어 마침내‘자유와 민주’의 공화 국가를 달성하는데 이바지 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를 타도하고 왕의 나라에서 백성의 나라로, 또 일상의 민주주의를 누리는‘시민의 나라’로 향하는 길에서 광주는 늘 그렇게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독립유공자 여러분.

광복 77주년 이제 광주는‘새로운 광장의 문’이 열려야 합니다.

광주는 단 한 번도 시대의 요구를 회피하지 않았으며 유독 당위, 의무를 앞세워 개인의 행복 추구라는 기본권도 때로는 억누르면서 충분히 누리지 못했습니다.

역사를 혁명했던 광주는 이제 내 삶을 혁명하는 기회도시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시대의 요구에 따른 의무와 당위를 수행하면서도, 일자리가 없어, 또는 누릴 수 없어 시민이 떠나는 도시를 더는 방치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광주에서 태어나 더 많은 것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고, 숫자로 확인되는 것이야말로, 광복 77주년을 맞이하는‘기회도시 광주’의 첫 출발입니다.

저는 수도권 집중으로부터 해방하는 ‘균형발전 기회도시 광주’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인구는 이미 비수도권을 추월했고, 청년층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 거주하며,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의 경우 절대 다수가 수도권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집중은 이제 지방 소멸을 야기하는 심각한‘국가 질병’이 되었습니다.

선열들이 남과 북을 넘어, 만주와 연해주를 오가며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결과가 대한민국 전 국토의 12.6% 밖에 안 되는 수도권에 집중되어서는 안 됩니다.

김구 선생께서 이곳 광주극장에서 말씀하신‘삼균주의’는 그래서 오늘날 대한민국에 더욱 필요한 정신입니다.

그 뜻에 따라, 대한민국은 어디에서나 정치·경제·교육, 그리고 문화의 균등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후손들이 평화롭고 행복한‘일상의 민주주의’를 누리기 원하셨던, 독립유공자들의 진정한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독립유공자 여러분.

하지만 이러한 일은 하나의 지방자치단체 노력만으로 이 일을 성공시킬 수 없습니다. 수도권 집중을 막아낼 수도 없고, 벗어나기도 어렵습니다.

중앙정부 주도로 공공기관 등을 이전하는 국가균형발전 정책도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인접 지방자치단체와‘초광역 협력’을 통해 첨단산업과 기관이 자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정부는 지방을 우선하는 산업·교육정책을 추진해야 수도권 집중이라는‘국가 질병’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시대의 선두에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려왔던 광주가 초광역 협력의‘균형발전 3.0시대’를 준비하고 주도하겠습니다.

초광역 협력의 첫 번째 전략산업은 21세기 산업의 쌀, 반도체 산업입니다.

광주전남은 1,000년을 함께 해온 운명공동체로서 다른 어떤 지역보다‘당당하게 빠르게’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만 갖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광주전남에 대한민국의 새로운‘반도체 산업 단지’가 들어설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가고 있습니다.

광주는 대한민국 유일의‘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가 만들어지고 있고,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를 마중물로 다른 어떤 지방자치단체도 넘 볼수 없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 가겠습니다.

기업이 오고 싶은, 올 수 밖에 없는 핵심인재가 길러지고 더 많은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광주전남에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균형발전 기회도시 광주’는 광주를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독립유공자와 후손들께서도 수도권 집중이라는 국가 질병이 치유되고 해방되는 ‘균형발전 기회도시 광주’를 굽이 보살펴주시기를 염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22년 8월 15일
민선 8기 광주광역시장 강 기 정

베타뉴스 이완수 기자 (700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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