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2-22 18:52:43
주요국의 통화긴축 강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우리나라 금융불안지수(FSI)가 최근 ‘위기’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은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기업신용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금융불안지수(FSI)는 10월과 11월 각 23.6, 23.0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24.7) 이후 최대치다.
FSI는 올해 3월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여왔다. 지난 3월(8.6) '주의' 단계에 진입한 후 지속적으로 올라 결국 10월 '위험' 단계(22이상)에 들어섰고 11월에도 위험 단계에 머물고 있다.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우발적 신용사건(레고랜드 사태 등)이 가세해 채권·단기자금 시장의 자금중개 기능이 제약된 영향이다.
반면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취약성지수(FVI)의 경우 2분기 47.4에서 3분기 44.9로 낮아졌다. 경제주체들의 위험 선호 경향이 줄면서 금융불균형이 다소 개선됐기 때문이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36.8)을 웃도는 상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및 기업들의 빚도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3.7%로 종전 최대치였던 2분기(222.3%)보다도 높다.
같은 기간 GDP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한 분기 사이 105.7%에서 105.2%로 떨어졌고, 3분기 가계부채 증가율(1.4%)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4.8%)을 크게 밑돌면서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분기 167.7%에서 3분기 166.1%로 낮아졌다.
그러나 기업신용의 GDP 대비 비율은 116.6%에서 118.5%로 급등했다. 3분기 말 기업대출은 1722조9000억원으로 자본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 여건 악화,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금수요 증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했다.
기업의 부채비율이 2분기 말 기준 83.1%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년말(80.1%)에 비해 상승한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8.9배에서 올해 상반기 7.7배로 하락하는 등 기업부문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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