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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평, 롯데건설-메리츠 1.5조원 투자협약에도 신용도 '부정적'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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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01-11 20:17:12

    ▲ © 롯데건설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나이스신용평가가 최근 이뤄진 메리츠금융그룹의 투자가 롯데건설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A+(부정적) 등급을 유지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권준성 선임연구위원 등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롯데건설의 2022년 11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연대보증 및 자금보충) 규모는 6조9000억원으로, 자본완충력 대비 과중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또한, 이번 인수대상인 1조5000억원의 우발채무에 대한 단기적인 차환 위험은 해소됐으나, 금융경색 상황 및 부정적인 부동산 업황으로 인해 나머지 우발채무에 대한 차환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권 연구원은 이에 따라 증가된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과 관련해, 신용보강을 제공한 사업장별 상황을 지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하 ‘롯데건설’)과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9일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매입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총 1.5조원으로,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에서 9천억원을 선순위로 대출하고,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이 3천억원, 롯데물산과 호텔롯데가 각각 1500억원씩 후순위로 대출하는 방식이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2022년 12월 20일 롯데건설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기존 Stable에서 Negative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등급전망 하향조정에는 미착공 사업장의 규모가 큰 가운데, 최근 분양경기 저하로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점, 금융시장 경색 상황 하 PF 유동화증권 차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롯데건설의 재무부담이 가중된 점 등이 고려됐다.

    보고서를 발표한 권준성 선임연구위원 등은 최근 금융시장 경색으로 건설사가 보증한 PF 유동화증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차환 이슈가 발생했으며, 특히 우발채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롯데건설의 경우 차환의 불확실성 및 이로 인한 유동성 위험이 크게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로 약 1조5000억원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해 단기 유동성 대응능력을 갖춘 점은 긍정적"이라며 "또한,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연대보증 및 자금보충) 중 2023년 1분기에 3조5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었으나, 인수대상 우발채무의 만기가 14개월로 장기화되면서 우발채무의 단기적인 차환 부담도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롯데건설 주요 모니터링 요인

    권준성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동사의 나머지 우발채무의 원활한 차환 여부,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진행경과 및 분양/입주실적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건설의 수익성 추이, 유동성 확보 상황, 차입금 및 우발채무 규모에 따른 실질적인 재무부담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향후 급결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건설에 대해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재무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음에 따라, 롯데건설의 향후 사업 및 재무안정성 변화와 더불어 해당 계열사들의 재무부담 추이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이번 협약식을 통해 메리츠금융그룹은 롯데그룹 ABCP를 인수하게 되는 SPC에 전체 1조5000억원 중 총 9000억원의 선순위 대출을 실행하게 된다. 

    권 연구원은 2022년 9월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국공채 등 안전자산 비중이 38.1%로 업권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가운데, 부동산PF대출 취급에 있어 A급 이상 시공사 책임준공, 선순위, LTV 50% 이하 등 보수적인 투자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당면한 손실 발생 위험은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했다.

    이어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의 보유 유동성과 총자산 및 자기자본 규모, 본건 대출을 통해 기대되는 예상 수익 등을 감안 시 이번 투자관련 직접적인 위험은 과도하지 않은 수준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부동산경기가 저하되는 가운데 메리츠금융그룹의 부동산PF 익스포저가 늘어나게 된 점은 다소 부담요인으로 봤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규모는 약 8조원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부동산 관련 여신 집중도가 높으며,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도 자기자본 대비 110.1%로 여전히 높고, 2022년 중 고위험 PF 사업장 비중도 다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준성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이번 투자의사 결정이 메리츠금융그룹 회사들의 신용도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국내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부동산 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 부동산PF 익스포져가 늘어나서 향후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고 밝혔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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