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4-19 16:48:42
[베타뉴스/도쿄=유주영 기자] "높은 자존감과 성공에 대한 욕구가 충만한 한국 젊은이들의 특장점을 살린다면 일본 취업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봐요."
진유나(40) 앤드바오 대표는 도쿄에서 디자인 콘텐츠 및 무역 회사를 경영한지 7년이 된 재일 사업가이다. 이제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데 어색함이 없는 진 대표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한 월드옥타 제24회 세계대표자회의 일환으로 신주쿠구 스미토모빌딩에서 열린 수출상담회에서 만났다.
한국에서 대학 재학 중 전공 관련 고민을 하다가 18년전 과감하게 일본행을 택한 진 대표.
한국 학부에서 인문학을 공부했던 진 대표는 20대 초반, 전공을 바꾸어보라는 부모님의 권유에 다시 대학입시를 치러야 하나 고민을 했다고 했다. 이 와중에 우연히 당시 '애니콜' 신화를 일군 삼성전자 핸드폰 매장의 디스플레이를 맡아하는 기업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고, 자신이 디자인과 상업 디스플레이에 자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진 대표의 재능을 알아본 주변 지인들로부터 상업미술을 전공해보라는 권유도 많이 받았다는 진 대표는 입시를 다시 치르는 대신에 비교적 가깝고 언어도 친숙하다고 판단한 일본에서 디자인을 공부할 결심을 했다.
일본행을 결정한 진 대표는 부모님께 '유학 계획서'를 제출하며 허락을 구하는 한편 일본에서의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홀홀단신 건너온 일본에서의 생활은 만만챦았다. 어학원에서 일본어를 배우며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던 진 대표는 급여를 떼이는 등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생활비에 쪼들리기도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진유나 대표는 주로 한국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그중에서도 세계적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에서의 아르바이트 경험이 이후 일본 직장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진 대표에게 맥도날드는 유려한 비즈니스 일본어 구사를 배울 수 있는 동시에 서비스 직무에 걸맞는 애티튜드와 매뉴얼을 익힐 수 있는 살아있는 학교였다. 그는 최근의 일본 젊은이들이 경어를 구사하는 데 미숙하다며, 한국인으로서 올바른 경칭 사용이나 정중한 태도를 체득하고 있다면 일본에서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일본에서의 취업을 희망하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일본은 이럴 것'이라는 편견을 떨치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 대표는 일본사회의 장점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것을 소중히 생각하는 경향이라며 이것이 한국 젊을이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인으로서의 개성과 자신감을 살린다면 오히려 일본 생활에서 스트레스도 덜 받고 나답게 사는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대표는 일본 MZ세대가 남보다 위로 올라가려는 향상심, 욕심이 덜하다고 짚으며 의욕적인 한국 젊은이로서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고 노력한다면 일본에서의 직장생활에 특장점이 될 것이라고 귀띰했다.
이어 일본은 중소기업도 보수가 나쁘지 않고 복지도 잘 돼 있는 편이라며 한국인 구직자에게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라나가도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일본에서 학업을 시작한 진 대표는 외국인으로서 차별을 당하기도 하고 낯선 문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단순히 정석을 고집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외국인인 자신에게 학비 보증을 서준 일본인 지인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일본에 적응해 나갔다.
일본에서 3년간의 건축 및 디자인 관련 전문학교에서 상공간 디자인 공부를 마친 진 대표는 곧 디자인 콘텐츠 회사에 입사에 상업디스플레이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아나갔다. 그가 몸담은 회사는 한창 성장세에 있던 신생기업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진 대표는 매출 신장을 거듭한 그곳에서 두 개의 스핀오프 사업부의 대표를 맡아 후회없이 일했다. 곧 일본 영주권도 취득해 타국이지만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7년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한 진 대표는 자신만의 업체를 꾸려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2016년 마침내 독립 사업체를 만들어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됐다. 또 그는 이 과정에서 월드옥타를 만나 한인 기업인들과 교류를 시작했다. 그동안 일본 현지 사회 속에서 주로 생활하며 한국인임을 잊고 살았던 진 대표는 월드옥타 글로벌마케터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시야가 넓어졌고, 옥타의 차세대 대표까지 맡는 등 옥타의 일원으로 CEO 선배들 및 동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월드옥타의 글로벌창업무역교육을 받으며 고국 및 전세계 옥타 회원들과의 친목을 다지던 진 대표는 한국에도 자신의 법인을 만들어 건축 자재 등 일본 제품을 한국으로, 한국 생활용품 등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일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에 진출하고자 하는 업체를 연결하는 업무도 그의 회사가 주력을 두고 있는 업무다.
진유나 대표는 자신의 비즈니스가 일본과 한국에서 연결고리를 갖고 디자인과 무역을 연계한 하나의 흐름을 갖도록 일구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월드옥타에서의 네트워크가 더욱 성장하고자 하는 한인 기업인 동료들과 더 많이 퍼져나가려는 노력을 함께 할 수 있게 독려하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옥타에 바라는 점으로, 전세계 한인 차세대 MZ세대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에 노력해줄 것을 희망한다며 '무역'이라는 단어에서 벗어나 마케팅, 콘텐츠로 확대될 수 있는 바탕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진유나 대표는 "월드옥타는 전세계 한인 기업인의 네트워크이자 요람"이라며 "이곳을 통해 한인 차세대 청년 기업인들이 즐기고 성장하는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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