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1-22 09:15:11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얼마전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MM에 노조반발과 글로벌 운항동맹 재편까지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포진되어 있다는 평가가 업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MM 노동조합이 하림의 인수를 놓고 파업까지 불사한 강경 투쟁을 예고하면서 반발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HMM 양대 노조인 HMM해원연합노동조합(해원노조)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육상노조)는 자금 조달 능력 등을 문제 삼아 인수반대 투쟁을 준비하고 있으며 단체 협상 결렬로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HMM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을 선정하자 반대하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반대 이유는 자금 조달 능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하림이 사들여야 할 HMM의 지분은 약57.9%이고 6조4000억원정도를 조달해야 하는데 하림이 주장했던 계열사 팬오션을 통해 조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팬오션의 현금 보유량이 4000억원 규모이기 때문이다.
하림은 나머지 인수자금은 유상증자와 인수금융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해운동맹변수도 난제에 한 몫 하고 있다.
최근 세계 해운시장의 ‘탑티어’로 꼽히는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팍로이드는 내년 2월 새로운 운항동맹(얼라이언스) ‘제미니 코퍼레이션’을 결성한다고 밝혔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는 각각 세계 2위, 5위의 컨테이너 해운사다. 양사는 총 290척(340만TEU)을 투입해 26개 노선을 공동 운항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동 운항하는 340만TEU는 글로벌 얼라이언스 2M(머스크+MSC)의 물동량보다 20%가량 큰 규모다.
제미니 코퍼레이션 결성에 따라 국내 HMM(세계 8위)이 속해 있던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도 해체 수순을 밟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 얼라이언스에 소속돼 있던 하팍로이드는 내년 1월 디얼라언스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결국 디 얼라이언스의 경쟁력이 하락함에 따라 HMM은 대응전략을 세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 18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특집보고서에 따르면 HMM, ONE, 양밍 3사의 전체 선복량은 329만TEU로 선복량 기준 세계 4위 선사인 코스코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3사의 신조 발주잔량 총합도 89만TEU에 그쳐, 대대적인 선대 확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다른 운항동맹인 오션 얼라이언스(Ocean Alliance)도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HMM이 글로벌 운항동맹 재편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대해 HMM은 지난 19일 "하팍로이드와 협력이 지속되는 내년 1월까지 차질 없이 디 얼라이언스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MM은 "내년 2월 이후에도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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