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19 06:23:43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옥타에 오시면 글로벌한 무대에서 내 꿈을 펼칠 수 있고, 그 꿈에는 제한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충남 예산에서 열린 월드옥타 25차 세계대표자대회에서 만난 구장군(John Gu,42) GWG(그랜트 윌리엄스 그룹) 대표는 누구보다도 옥타에서 얻은 것이 많다며 자신이 받은 것을 다른 회원들과 공유하고 그들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호주에서 14년간 유통전문 회사에서 일하며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주로 일본을 상대로 패션제품과 식품류를 수출하는 무역업을 하는 구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성인이 돼 호주로 이주한 '한국 젊은이'다.
호주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으로 한국에서 고교 졸업 후 호주 대학에 진학해 파이낸스를 전공한 그는 자신이 호주에 정착해 사업에 뛰어들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한국계 유통회사에 취직해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저는 재무 전공자라 막연히 은행 같은 금융권에 취직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유통회사에서 일하게 됐고, 십수년의 직장생활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직장 경력이 없었다면 사업은 시도조차 못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구장군 대표의 말에 따르면, 호주 현지기업보다 한국계 회사가 업무양이 몇 배로 많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다고 했다. 근태도 엄격하고, 업무로드도 많았지만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는 회사원으로서 성실하게 근무한 것 이상의 밑거름은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호주 유수의 홈쇼핑 회사 재무팀에서 일하며 자신만의 사업도 전개하는 그는 코로나 직후인 지난 22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간 잔뼈가 굵은 유통업계에서 습득한 스스로의 능력을 시험대에 올린 것이다. 그가 우선 타깃으로 한 시장은 일본 시장. 일본을 무역 대상국으로 한 것은 한국의 선진화된 물류시스템과 풀필먼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호주에서 생산된 제품을 일본으로 직접 보내는 것보다 한국의 로지스틱스 업체를 통해 보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빨랐기 때문.
이즈음 구장군 대표는 월드옥타 차세대회원으로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옥타 차세대무역스쿨에서 습득한 지식과 유통업계에서 쌓은 경험이 어우러져 그의 사업은 순조롭게 안착했고, 그만큼 옥타 회원들과의 네트워크도 돈독해졌다.
구 대표는 옥타의 차세대무역스쿨을 통해 예측불가능한 일과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고 꼽았다. 코로나가 한창인 그 당시 마스크를 쓰고 줌으로 온라인 세미나를 하면서 사업에 대한 팁을 얻은 그는 그동안 습득했던 유통지식과 옥타의 교육이 하나로 맞춰지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제 스스로 유통업계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창업 당시에는 자신이 있었고, 저 자신이 전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옥타에 오니 제가 아는 부분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구나, 선배님들의 노하우를 전수받는게 정말 대단한 일이구나 하고 깨닫게 됐어요. 아무리 사업을 열심히 준비하고 대비한다고 해도, 막상 창업하면 예상치 못한 일에 맞닥뜨리게 마련이거든요."
수년간의 노하우를 갖춘 옥타 선배들의 도움을 분에 넘칠만큼 누렸다는 구 대표는 그 자신도 받은 것을 다른 옥타 회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했다. 자신이 직접 차세대 회원들을 위한 커리큘럼을 짜서 일본과 한국의 옥타 회원을 대상으로 일본 유통플랫폼에 대한 웨비나를 진행한 것.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일도 아니었지만 구 대표는 열정을 갖고 임했고, 그만큼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
유통전문가를 자부하는 구 대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유통 트렌드가 각각 다르다며 각 나라의 트렌드가 극단적인 단순함과 화려함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넘나드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의 트렌드가 앞서간다고 평가한 구 대표는 "한국 번화가에서 세 번 이상 마주친 아이템은 반드시 유행한다"는 말을 신뢰하고 있다. 자신이 근무하는 홈쇼핑회사에서 전개할 아이템을 중개하는 미들맨 업무도 하고 있는 그에게는 유행과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소 폐쇄적인 호주 홈쇼핑 채널에 부족한 것을 시간 편성이 타이트하게 짜인 한국 홈쇼핑을 보면서 파악하기도 한다.
또한 그가 극찬하는 모국의 물류시스템은 대륙이지만 마치 떨어져 있는 거대한 섬 같은 호주에서 일본, 베트남, 동남아로 호주 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수월하게 해결해줘 누구보다도 모국은 옥타와의 인연과 더불어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구 대표는 자신이 느끼는 호주의 매력으로 '여유로움'을 꼽았다. 이런 점은 호주에 살고 있는 현지인은 잘 깨닫지 못하지만 외부에서 보면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성인이 돼 호주에 정착한 그에게 언어와 문화차이로 인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물론 현지 언어가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스스로가 전달하려는 내용에 대한 이해도와 배경지식 충분하다면 언어가 다소 부족하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호주문화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젊은이 다운 의견을 내놨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우리 교포들에게 K-웨이브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자긍심을 더한 것은 더 말할 것이 없지만, 구 대표는 끝도 보이지 않는 밀밭이 펼쳐져 있고 반경에 다른 집이라곤 보이지 않는 호주의 농촌에서 마주친 현지인 농부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어서 저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에 몇개 에피소드 정도를 봤어요. 그런데 그분은 한국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을 봤느냐며 아주 흥미진진하게 봤다고 말하는거예요. 저는 모르는 작품을 벽안의 호주 시골사람이 알고 있더라구요. 그것을 계기로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 문화가 해외에 어필하고 있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대중적이라는 말도 실감했고, 이런 장점이 전세계 한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을 더 갖게 됐어요."
앞으로의 꿈과 포부에 대해 그는 "사업은 노력이 기본이지만 결국은 운"이라며 "좋은 분들을 만나 현실화가 됐지만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제가 할 수 있는 날까지 열심히 하고 싶고, 그것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템을 늘리는 것이나 사업 반경을 넓히는 것도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구 대표는 "사업에 있어서는 유연한 사고가 중요하고 트렌드를 못 받아들이면 다소 유행이 느린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된다"며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볼 것을 권했다.
구장군 대표는 "옥타에서 얻은 것이 너무 많다. 내 안에 갖혀있던 나를 끄집어내 시각을 넓혀주고 노하우를 전해주신 옥타 선배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집행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와 지식을 넓혀가는 옥타 회원들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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