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5-27 10:20:43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및 장바구니 물가 상승률이 소득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현상은 7개 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2분기에도 주요 외식 품목과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 먹거리 물가 부담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404만6000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처분소득은 이자와 세금 등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외식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는 최근 이같은 가처분소득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외식과 가공식품 등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고공 행진을 지속했다. 1분기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 가공식품은 2.2%를 기록했다. 각각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2.8배, 1.6배에 해당한다. 즉, 먹거리 물가 상승 폭이 가계에서 쓸 수 있는 돈의 증가 폭보다 크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2022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7개 분기째 이어졌다.
품목별 물가 상승률은 햄버거가 6.4%로 가장 높고 비빔밥(6.2%), 김밥(6.0%), 냉면(5.9%), 오리고기(외식)(5.8%), 떡볶이(5.7%), 도시락(5.7%), 치킨(5.2%) 등 순이었다.
가공식품도 품목의 절반 이상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에서는 절반이 넘는 44개 물가 상승률이 가처본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설탕(20.1%)과 소금(20.0%)은 20%에 이르고 스프(11.7%), 초콜릿(11.7%), 아이스크림(10.9%), 당면(10.1%) 등 품목 가격 상승률도 10%를 웃돈다. 유산균(-7.9%), 김치(-5.2%), 라면(-4.3%) 등 가격은 내렸다.
이에 외식보다는 집에서 차려 먹는 ‘집밥’ 트렌드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1분기에는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10.4%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7.5배를 기록하는 등 외식, 가공식품 보다 가격 부담이 더 컸다. 특히 과실 물가 상승률이 36.4%에 달했는데, 사과와 배의 물가 상승률은 각각 71.9%, 63.1%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52.0배, 45.7배였다.
1분기 사과 물가 상승률은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높고 배는 1991년 3분기(74.5%) 이후 약 33년 만의 최고였다.
2분기에도 김밥을 비롯해 치킨·햄버거·조미김·빼빼로 등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먹거리 물가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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