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6-11 14:47:49
7개월째 '내수 둔화·부진' 판단
반도체 수출 증가세 등이 경기개선을 이끌고 있지만 내수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단했다. 고금리 기조로 설비투자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는 의견이다.
KDI는 11일 발표한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의 내수 둔화·부진 진단은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KDI에 따르면 4월 전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해 지난달(0.1%)보다 증가 폭이 크게 올랐다. 3월의 일시적 둔화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광공업생산 증가 폭은 자동차(3.4%)와 반도체(22.3%)에 힘입어 전달 대비 6.1%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3월(0.9%)에 이어 4월(2.0%)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고금리 기조에 따라 소매판매와 설비투자의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상품소비와 밀접한 소매판매액은 3월(-3.4%)에 이어 4월에도 전년 대비 2.6% 줄어들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월 대비로도 1.2% 줄었다.
서비스 소비도 전월에 이어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서비스 소비와 밀접한 숙박 및 음식점업(-2.4%), 교육서비스업(-1.1%)이 감소세를 지속했다.
투자 상황도 여의치 않다. 마찬가지로 고금리 기조에 기인해 기계류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 중이라는 평가다. 4월 설비투자는 전월(-4.5%)에 이어 2.3% 줄었다. 건설투자도 둔화 흐름이 계속됐다. 4월 건설기성(불변)은 0.8%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KDI는 “내수 부진에도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하면서 경기 부진은 완화하고 있다”고 봤다.
세계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등 대외 여건이 일부 개선되면서 반도체 수출의 강한 회복세가 유지됐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5월 수출(11.7%)은 반도체 등 IT 품목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2.0%)은 내수 부진에 따른 소비재 수입 위축 등 영향으로 감소로 돌아섰다.
고용시장은 제조업의 회복세에 힘입어 취업자 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고용 여건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4월 취업자 수는 전월(17만3000명)에 대비로도 증가폭을 키우며 26만1000명 늘었다. 금융시장 역시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고물가 현상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소비가 줄며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진데다 공급 측 압력도 완화된 결과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2.9%)보다 낮은 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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