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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과 랠리 사이…美증시, 강세장 지속·공포지수 최저수준에 불안감 ↑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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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6-17 17:57:03

    미국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시장의 이른바 '공포지수'가 이례적으로 낮은 상황이 지속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공포지수'는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에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측정하기 위해 만든 지표인 '변동성지수(VIX)'를 일컫는 별칭이다.

    ▲ 미국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시장의 '공포지수'가 이례적으로 낮은 상황이 지속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이 이례적으로 평온한데 이것이 월스트리트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에 12 아래로 떨어져 약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VIX는 트레이더들의 가격 변동폭 예상치를 나타내는 지수로 주가지수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하는 특성이 있다.

    VIX는 앞서 지난달 말 들어서도 여러 차례 12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최근 들어 12선 언저리에서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VIX가 이처럼 12를 밑돈 것은 지난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6개월 만이다.

    최근 미 증시는 강세장 속에서도 변동성 또한 크게 낮은 모습이다.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4% 가까이 올랐으며 최고가를 29차례 경신했다. S&P500지수의 일일 등락폭이 1%보다 큰 날은 드물었으며 등락폭이 2% 이상이었던 날은 하루에 그쳤다.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과 달리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지속하면서 강세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엔비디아와 애플 등 대형 기술주의 주가 상승도 증시 열기에 힘을 보탰다고 봤다.

    다만 WSJ는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이같이 극단적으로 조용한 시장 상황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VIX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5~2007년 최근처럼 12 언저리에서 이례적으로 낮은 움직임을 지속하다 2008년 이후 80 이상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강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이 고요한 모습을 지속할 경우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풀고 고위험 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 주도주가 일부 대형 기술주에 집중된 것도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른바 쏠림 현상으로 시장의 취약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S&P 500의 구성 종목 중 상위 10개가 차지하는 비중은 36.8%로 2000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황이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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