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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위해 기업거버넌스 개선 '우선'...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의무 도입해야”


  •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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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6-23 20:02:09

    ▲ 지난 20일 여의도 IFC Two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로 주최로 열린 ‘밸류업과 이사 충실의무’ 세미나에서 이상훈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 박영신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현상) 해소를 위해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22대 국회 들어 다시 부각됐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난 달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가이드라인으로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공시토록 하는 게 골자다. 결국 공시제를 통해 상장기업의 밸류업 참여를 압박하겠다는 게 핵심인 것이다.

    그러나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제 밸류업 계획 공시를 실시한 기업은 키움증권으로 단 한 곳이며 공시를 예고한 기업도 KB금융(4분기), 콜마홀딩스(상반기), DB하이텍(3분기) 등 3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한국 증시 저평가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낙후된 기업 거버넌스가 지적돼 왔으며 이사회에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부여해 이사회가 밸류업을 의무적으로 고려하도록 하는 상법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밸류업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관련내용을 담은 상법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에 투자자단체와 전문가들이 또다시 상법 개정안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나섰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일 여의도 IFC Two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주최로 열린 ‘밸류업과 이사 충실의무’ 세미나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책은 목표가 불명확할 뿐 아니라 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를 정부가 다 해결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ROE(자기자본이익률)·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이 낮은 것은 결과일 뿐 현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기업가치가 주식가치로 전달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누수효과가 다시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되먹힘 현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주가를 띄우겠다, ROE·PBR을 높이겠다는 발상보다 주식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구조적인 불공정 요인을 제거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 교수는 현행 상법상 주주충실의무의 범위가 ‘회사’로 한정돼 총수와 일반주주와의 이해충돌을 막고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총수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물적분할 ▲계열사합병 ▲신주발행 ▲자사주 처분 ▲배당·투자 결정 등의 이사회 결정으로 침해받는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는 대표적인 총수-일반주주 간 이해충돌 사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사례를 제시하며 “주주에게 불리한 합병비율에 대해 이사회가 반대해야 했지만, 대법원은 합병에 따른 회사의 손실이 없어 이사회의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이 전체 주주의 이익에 반하거나 주주들을 불공정하게 차별하는데도 이사회에 면죄부를 주는 형태가 반복되면서 이사의 전체 주주들에 대한 충실의무를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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